[사설] 신종플루 치료약 부작용에도 관심을 가져야

입력 2009-11-16 10:52:38

보건 당국은 신종플루 의심환자인 이모(14) 군이 타미플루 복용 뒤 환각 증세로 아파트 6층에서 추락한 사건에 대해 약의 부작용일 가능성은 작다고 발표했다. 이군이 악몽과 환청에 시달렸다고 했으나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전문가의 역학 조사에서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종플루의 대유행으로 타미플루가 광범하게 처방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보건 당국의 발표에도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타미플루 투약 뒤 투신한 사례가 29건이 있고, 그 중 10대가 23명이었다. 영국에서도 지난 4월 이후 293건의 심장 및 신경 계통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제조사도 10대의 이상행동과 약과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밝히지는 못했다. 이미 일본 후생성은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타미플루 투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투약을 하면 이틀 동안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부작용 사례는 전체 타미플루 복용자에 비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메스꺼움이나 발열 등 일반적인 약 복용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의 수준을 넘어선다면 심각하다. 확률은 낮지만 치명적인 위험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약 처방 외에는 신종플루 환자를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보건 당국은 좀 더 광범한 부작용 사례를 찾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독감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보다 적다는 수치만으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없었듯이 그 부작용 문제도 마찬가지다. 작은 위험을 과대 포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있는 위험을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