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미술 프로젝트,29일까지 KT&G별관 전시
1974년 한국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렸던 '대구현대미술제', 1996년 청년작가들의 실험정신의 산실이었던 '대한민국 청년 비엔날레', 그리고 2009년 대구시 중구 수창동 KT&G별관에서 열리는 '2009 청년미술 프로젝트'. 이번 전시 프로젝트에 대한 수식어를 찾다가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전시'. 폐허처럼 방치됐던 공간에 예술의 꽃이 피었다. 고리타분하고 형이상학적인 분석은 집어치우고, 그저 보고 즐기고 만끽하면 된다. 29일까지 KT&G별관 1~3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상상력의 놀이터'이니까.
40세 미만 작가들이 참여하는 본 전시(1, 2층)와 40세 이상 작가들의 특별전(3층)으로 꾸며지는 이번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층은 영상과 설치미술로 풀어가는 현대적 감각의 여러 단층인 '감각, 욕망의 층(phase)', 2층은 회화와 설치미술을 통해 살펴보는 현대적 욕망의 작동 방식을 담은 '도시, 상상적 환경', 3층은 기성 작가들이 꿈꾸는 순수한 예술세계인 '삶, 예술적 욕망'이다.
1층에 들어서면 이준욱의 거대한 종이 비행기가 관객을 맞이한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바람에 날리며 종이 비행기에 올라탄 사내는 '상상의 유희'를 기대하는 관객의 마음을 대신하는 듯하다. 캔버스 위로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박경아의 회화를 지나면 노진아의 설치작업을 만날 수 있다. 섬뜩한 느낌을 주는 인간의 모습.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균이나 버섯처럼 뻗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국내 작가 외에 니꼴라 물랭, 세실 스트로만, 로랑 그라소 등 프랑스 작가 3명의 영상작품도 만날 수 있다. 2층에 올라서면 반드시 천장을 봐야 한다. 여성의 치마 속을 적나라하게 담은 홍일화의 작품이 천장에 붙어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고릴라의 모습에 현대인을 투영시킨 권오인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민정연, 이시우, 이재원, 홍원석, 박은선 등 주목받는 청년작가의 거대한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낡고 삭막한 도시 공간의 벽면을 사진에 담은 전리해의 작품은 이번 전시공간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3층에 오르면 김태준이 만든 거대한 풍선 인간이 눈에 들어온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권오봉의 에너지가 넘치는 회화 작품이 기다린다. 아이들에게 가장 보여주고픈 그림 중 하나. 이배, 정은주 등 지역 회화 작가의 작품과 함께 하종우, 심준섭, 이혜림, 황우철의 영상, 설치, 조각 등도 상상력의 한계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욕망의 정원'이며 전시기획은 이달승, 김옥렬씨가 맡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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