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LP바 인기몰이… "마음 편해지고 낭만 젖어"
7일 오후 6시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LP바. 땅거미가 내려앉아 어두워진 가을 도로변의 자그만 공간에서 손님을 맞기 위해 불을 켜는 주인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테이블 10개도 채 안 되는 작은 공간. 그러나 이를 채운 음악 소리만큼은 어는 공간보다 웅장하다. 그 비밀은 주방 앞쪽에 설치한 음악 재생대. 턴테이블 위에 올린 레코드에서 감미롭지만 힘찬 음악 소리가 양쪽에 선 스피커를 통해 울려 나왔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로 LP판, 즉 레코드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른바 'LP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잘 알려진 LP바는 대구 중구 삼덕동 카페 골목에서 영업 중인 '소설'이나 'ACID' 등과는 달리 처음부터 LP를 주제로 잡아 문을 열었다.
현재 대구에는 남구 봉덕·대명동, 달서구 두류동, 서구 원대동 일대에 LP바가 영업 중이다. 이 밖에도 LP판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장소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월 17일 가게문을 열었다는 남구 봉덕동 L.P스토리의 성영재(45)씨는 "LP판에 관심이 많아 구미에서 레코드 가게도 했다"며 "좋아하는 음악을 이웃에 구애받지 않고 크게 틀어놓고, 밤에도 맘껏 듣고 싶어 가게를 열게 됐다"고 했다. 현금만 생기면 LP판을 구입할 정도의 마니아 근성이 결국 LP바 개업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성씨는 "아직은 레코드 동호회 중심으로 아는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앞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애호가들의 발길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LP바는 인테리어가 깔끔하기로 이름나 있고, 달성고 건너 두류동 골목길에 위치한 곳은 70·80 전문 LP바로 정평이 나 있다.
LP레코드의 강점은 풍성한 음악의 질감. LP판을 수집하고 있다는 김진석(47)씨는 "LP레코드의 음감은 CD나 MP3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날카로운 디지털 음악과 달리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라 LP바를 한 번씩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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