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승현,승리도 돌아왔다…3연패 사슬 끊어

입력 2009-11-12 08:48:57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서울SK의 경기서 오랜만에 홈코트에 복귀한 김승현이 슛을 날리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서울SK의 경기서 오랜만에 홈코트에 복귀한 김승현이 슛을 날리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김승현의 손끝에서 빠르고 공격적인 대구 오리온스의 농구가 되살아났다.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전은 이번 시즌 김승현의 홈 경기 첫 출전 무대. 이날 김승현의 진두 지휘 속에 오리온스는 100대84로 대승,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허버트 힐과 신인 듀오 김강선, 허일영은 물론 잠재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던 이동준도 '김승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날 오리온스가 이번 시즌 세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공격 작업이 매끄러웠기 때문. 빠르고 날카롭게, 때로는 템포를 늦춰가며 경기를 조율한 김승현(9점 5어시스트)의 공이 컸다. 순항하다가도 한번 경기가 꼬이면 외곽에서만 공이 돌던 것이 김승현이 복귀하기 전 오리온스의 모습. 11일 김승현의 패스는 내·외곽을 넘나들었고 덩달아 선수들의 움직임과 공격 수단도 한층 다양해졌다.

속공 지휘는 김승현의 장기. 특히 일찌감치 상대 코트로 달려 들어가는 동료에게 순식간에 장거리 패스를 찔러줘 속공을 성공시키는 모습이 백미다. 이날 김승현은 3쿼터 초반 재빨리 SK 진영으로 뛰어가던 허일영에게 장거리 패스를 연결, 수비를 위해 돌아오던 SK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돌파를 시도하면서 수비의 시선을 끈 뒤 골밑으로 들어오던 이동준에게 내주는 패스도 일품이었다.

김승현의 지휘 아래 오리온스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자신감이 배어나왔다. 꾸준한 허버트 힐(20점 12리바운드) 외에도 수준급 신인 듀오 허일영, 김강선(이상 15점)이 고루 공격 기회를 누리며 득점에 가담했다. 김승현이 이면계약 파문과 관련, 징계를 받아 1라운드 때 빠져 있는 동안 고군분투했던 2년차 포인트가드 정재홍(7점 6어시스트)의 플레이도 한결 안정됐다.

특히 부진했던 이동준(18점 3스틸)은 김승현의 도움을 받아 SK 진영을 헤집었다. 맞수 김민수가 광대뼈 수술을 받느라 결장, SK 골밑을 파고드는 게 수월하기도 했으나 김승현이 수비 사이로 빼주는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떨쳐버리기가 더욱 쉬워졌다. 자신감이 생기자 움직임도 부드러워졌다. 1, 2쿼터에만 이동준은 14점을 몰아치며 오리온스가 SK를 초반부터 압박하는 데 앞장섰다.

이날 오리온스는 1쿼터부터 SK를 몰아붙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2쿼터 한때 20점 이상 앞서다 후반 지역 방어 진용이 뚫리면서 다시 점수 차가 조금씩 좁혀져 자칫 경기 흐름이 넘어갈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김승현의 조율 속에 안정을 찾은 뒤 허일영의 3점포, 정재홍의 돌파 등으로 꾸준히 점수를 쌓은 끝에 승리를 챙겼다. SK는 방성윤(6점)의 외곽슛이 봉쇄되면서 힘을 잃었다.

한편 부산 KT는 안양 KT&G와의 원정 경기에서 박상오(17점)와 조성민(16점), 제스퍼 존슨(2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86대66으로 승리, 팀 사상 최다인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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