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끔찍한 패륜 범죄 사슬 끊으려면

입력 2009-11-10 10:50:15

보험금 3억 원을 타내기 위해 후배를 시켜 자기 집에 불을 질러 어머니'누나를 살해하도록 한 혐의로 17세 청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어머니, 누나가 참변을 당하는 사이 이 10대는 여자친구와 강원도로 놀러가 사진을 찍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등 알리바이를 만들어 범행을 은폐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강남 같은 곳에서 살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태연하게 웃으며 조사 중 통닭을 뜯었다는 데에선 할 말을 잃는다.

인륜을 저버린 패륜(悖倫) 범죄가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보험금을 노리거나 사업 자금을 대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패륜 범죄 양산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중병(重病)이 들었다는 방증이다. 이 사회에 만연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 경시 풍조가 패륜 범죄란 독버섯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특히 10, 20대가 죄책감 없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돈과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도 도덕적 인성 함양을 소홀히 해온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과거에는 패륜 행위가 일어나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고 우리 사회 전체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하지만 최근엔 단지 나한테 피해만 없으면 된다는 식으로 개인 자체의 범죄로 치부하는 잘못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래서는 패륜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없다. 가정과 학교 같은 전통적인 의미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 규범마저 약화하는 상황인 만큼 패륜 범죄를 없애기 위한 인간성 회복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사회,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가치관과 윤리를 지속적으로 가르쳐 주는 사회를 만드는 게 패륜 범죄 사슬을 끊는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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