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시장 열풍…"연말 가기 전 일단 사두자"

입력 2009-11-10 09:13:26

인기 차종을 계약해 놓고도 한동안 출고를 기다려야 하는 고객 수가 대폭 늘어나는 '출고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고객들의 수요가 최근 출시된 신차로 몰리고 있는데다 노후차를 새 차로 교체했을 때 세금을 지원해주는 정부 시책이 연말에 종료되는 것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서둘러 차량 구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를 계약해 놓고 대기 중인 고객 수는 5만1천여명에 이른다. 대구 지역은 9일 현재 2천700대가 대기 중이다. 대기 중인 차량이 다른 시·도에 비해 많다는 것이 업계 쪽의 설명이다. 출시 이후 최근까지 신형 쏘나타의 누적 판매량은 2만7천423대이며 현대차가 공장을 완전가동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월별 쏘나타 최대 생산량은 1만8천대이다. 신차가 선을 보인 지 2개월도 채 안 돼 대기 고객 수가 월간 생산능력의 3배 가까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이달과 다음달까지 현대차가 3만6천대를 생산한다고 해도 현재까지 대기고객인 5만1천명에게 차량을 모두 인도해 줄 수 없는 실정이다.

대기수요를 고려할 때 신형 쏘나타를 계약할 경우 차량을 인도받으려면 모델 사양과 옵션에 따라 2, 3개월이 넘도록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의 준중형 신차 뉴SM3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하다. 7월 출시된 이후 뉴 SM3 계약 대수는 5만6천981대이지만 누적 출고 대수는 1만8천639대에 그치고 있다. 이날 현재 대기 고객 수는 2만9천517명에 이르며 하루 평균 300여대의 신규 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르노삼성은 전했다. 기아차는 대구의 경우 쏘렌토R 400여대, 모닝 200여대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대구가 그동안 경제가 좋지 않은 탓에 노후차를 교체하지 않았던 잠재 고객들이 정부의 세금 지원 혜택을 노려 대거 구입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출고 적체 현상은 '신차 효과'가 빚어낸 측면도 있지만 정부 세제 지원이 연말에 종료되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노후차를 새 차로 바꿔 세금을 감면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앞다퉈 차량을 출고하려고 하다 보니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차를 계약했지만 노후차 보유자가 아니어서 차량 인도 시점을 미룬 고객이나 다른 이유로 출고를 하지 않고 있는 고객 등은 아예 대기 물량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를 계약했지만 출고 신청을 하지 않은 차량 대수는 이날 현재 7천∼8천대, 르노삼성 뉴 SM3의 경우 5천25대가량 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 대상자가 아닌 계약자들은 등록일자를 내년으로 미뤄 중고차 매매시 2010년식 차량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출고 시점을 늦추기도 한다"며 "이런 고객들이 대기 물량에서 빠진 계약자들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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