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문 지음/그루 펴냄
"지난가을 할아버지는 뒷산에서 도토리를 주워 왔다. 겨우내 책상머리에 두고 손자들과 함께 놀았다. 도시에서 자란 손자는 신바람이 났다. 봄이 오자 도토리들이 졸라댄다. '고향으로 보내주세요.'
도토리를 주워 왔던 산, 엄마 나무 이웃 양지바른 흙에 묻어주었다. 도토리들이 '고맙다'고 인사한다. '오냐 오냐 싹 틔워, 잘 자라거라 응.'"
운동 삼아 오르내리는 동네 뒷산에서 주워온 도토리 하나에 우주가 있다. 겨울 내내 할아버지와 손자는 도토리를 만지작거리며 행복해했다. 작은 도토리가 할아버지와 손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 것이다.
김상문의 동시집 '고향으로 간 도토리'에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우주의 섭리가 담겨 있다. 봄이면 피고 가을이면 지는 잎을 보며 시인은 동심을 노래하고 섭리를 노래한다. 산에 사는 벌레 한 마리, 풀 한 포기일지라도 한집안 식구로 대하니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상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세상에는 생명 아닌 것이 없고, 어여삐 여기지 않을 것,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다. 처음 읽을 때는 '신선하다' 싶었는데 다시 읽으니 뭉클하다. 시인 김상문은 '밝은 눈'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본다. 102쪽, 7천원.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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