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의 합격기
민족사관고, 전주상산고, 현대청운고 등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자립형 사립고들의 2010학년도 입시가 지난주 마무리됐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보다 면접을 강화하고 필기시험의 난이도를 높여 영재성을 갖춘 학생들을 뽑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목고 진학을 위해서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목표를 뚜렷이 하고 자신의 장단점을 살펴 그에 맞는 학교를 선택한 뒤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현대청운고에 합격한 장채영(동원중 3년), 이승은(지산중 3년)양과 전주상산고에 합격한 정하선(정화중 3년)양을 만나 합격 비결을 들어봤다.
◆정하선 : 전주상산고 합격
-수학특기생으로 합격했는데 일반전형과 차이점이 있나.
▶수학특기생 지원자격은 내신 2학기 수학 석차 중 1회 이상 2%이내에 들어야 하고 3학년 1학기 수학과목 석차가 4%이내에 들어야 한다. 내신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수학실력이 뛰어나다면 지원가능하다.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높은 만큼 수학의 정석 등으로 고교과정을 선행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 특히 상산고의 경우 이번 입시부터 특기자 전형 지원 영역을 인문계·자연계 각 분야로 확대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에 지원한 계기는.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가 입학과 동시에 자연계와 인문계로 진로가 미리 결정되는 것과 달리 자립형 사립고는 일반고처럼 진로 결정을 좀 더 신중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매력이었다. 물론 시설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믿음도 컸다.
-내신관리는 어떻게 했나.
▶학교 수업 위주로 필기를 열심히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상산고의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는 내신의 비중이 높았지만 올해는 선발고사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내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떨어졌다. 앞으로도 이러한 출제 경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내신보다는 선발시험에 더 비중을 두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선발시험에서 주의할 점은.
▶수학의 경우 문제풀이 후 면접관에게 풀이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정답이 아니더라도 풀이과정이 정확하다면 부분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문제풀이 과정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직접 면접관에게 풀이한 것을 보여주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문제를 풀 때 문제지 여백에 풀이과정을 잘 정리해놓은 것이 도움이 됐다.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학원수업이 도움이 됐나.
▶입시 준비를 위해 2학기부터 학원에 다녔다. 학원에서 제공한 맞춤형 공부가 주효한 것 같다. 내신은 학교수업으로도 충분하지만 선발시험의 경우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학원에서는 시험 출제경향과 문제유형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이승은 : 현대청운고 합격
-자립형 사립고 준비는 언제부터 했나.
▶여름방학부터다. 준비가 늦었지만 내신관리를 철저히 해온 덕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수학의 대수 부분이 약해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험에서도 이 부분이 특히 어려웠다. 여름방학 동안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다.
-내신관리는 어떤 식으로 했나.
▶학교 수업을 충실히 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들을 꼼꼼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는 문제집 풀이 위주로 시험에 대비했다. 내신성적 관리가 잘 돼 있으면 입시 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시험수준은 어땠나.
▶일반전형 학업적성검사는 국어·수학·영어 시험을 본다. 1교시 언어영역은 교과서 지문들이 대부분이라 비교적 쉬웠다. 순수 우리말이나 고사성어가 다수 출제됐다. 2교시 수리영역은 대수와 확률 문제가 많이 나왔다. 서술형은 시간이 모자라 손도 못 댈 정도였다. 외국어영역은 한마디로 '미니 수능'이었다. 수능과 비슷한 유형이었고 듣기 문제는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현대청운고는 언어는 어렵고 수리는 쉽다'는 지금까지의 출제경향과는 정반대여서 당황했다.
-자신만의 공부방법이 있다면.
▶여러 과목을 욕심내서 동시에 하다 보면 집중이 어렵다. 과목별, 단원별로 하나하나씩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내신관리를 꾸준히 하는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일찍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자립형 사립고라도 학교마다 전형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채영 : 현대청운고 합격
-지원동기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특목고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왔다. 토론식 수업, 논술 준비 등 일반고에 비해 다양한 교육기회를 얻을 수 있고 대학입시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문과·이과를 선택하기 전 1년 정도 여유를 갖고 싶어 자립형 사립고에 지원했다.
-어떻게 준비했나.
▶한 과목씩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모르는 문제는 원리를 파고들려고 했다. 국어는 문법, 고전문학, 시 등 학교 수업 위주로 했고 수학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문제풀이 연습을 해왔다. 국어나 사회과목은 여름방학을 이용, 인터넷 강의를 통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평소 문제를 풀다 이해를 못한 부분은 끝까지 궁리해 해결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선발시험에서 주의할 점은.
▶영어나 수학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청운고는 타 자사고에 비해 수학문제가 쉽게 출제된다는 생각으로 지원한 많은 친구들이 수학 때문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기존 출제경향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연도의 출제경향에 대한 예측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운고의 경우 수학 문항당 배점이 높아지는 등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학교 수업이 도움이 됐나.
▶각종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대개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했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자립형 사립고 입시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합격한 친구들도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각종 영재반이나 학원에서 꾸준히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인터넷 강의는 워낙 다양한 만큼 자신에게 적합한 강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터넷강의를 들을 때 필기를 함께한 것이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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