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기자의 파워브리핑] <4>수능 D-9‥시험대비 기술

입력 2009-11-03 07:38:11

관건은 시험당일 컨디션, 막판 무리하지 않도록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3 수험생들이 지금까지 치른 어떤 시험보다 더 중요한 시험이다. 게다가 일년에 한 번만 칠 수 있는 시험이다. 가슴이 떨리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 긴 시간을 준비해왔지만 날짜가 다가올수록 부족하고 덜 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이 시간만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시계를 쳐다보기 일쑤다. 수험생들의 마음속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은 7, 8일 동안은 공부하는 시간이나 분량을 늘리기보다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 수능시험 당일 최선의 결과를 거두기 위해 수험생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와 해결 방법을 하나하나 짚어 보자.

◆행운이냐 불운이냐

▷자신감이 행운을 부른다=어떤 일이건 마지막 순간에 믿을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불안을 떨치고 평소 실력 이상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다소 부족했다고 해도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초조함에 떠는 수험생보다 한결 문제풀이에 여유가 생긴다.

▷나만 부족한 게 아니다=지금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나 시험장에서 만나는 응시생들의 표정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수십만명의 수험생 가운데 '나는 수능시험에 필요한 공부를 끝냈다'고 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불안감에 빠져 딴전을 벌이거나 공연히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현명하다.

▷컨디션이 운을 좌우한다=사람의 뇌는 정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받는다. 신체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뇌의 활동도 둔해질 수밖에 없다. 시험 당일 몸의 상태를 최선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금부터 조심하고 준비해야 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앞당기고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시험일 아침이 피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아예 수능일 시간표에 맞춰 매일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게 좋다.

◆난이도는 의미가 없다

▷나만 치는 시험이 아니다=수험생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 난이도다. 수능시험은 일정 점수를 얻으면 특정 대학 입학을 허가하는 절대평가가 아니다. 전국 수험생들과 비교해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가 어디쯤이냐에 따라 적절한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할 가능성이 생기는 상대평가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든 쉽게 출제되든, 나만 어려운 것도 나만 쉬운 것도 아니다. 난이도에 울고 웃는 일 자체가 어리석다는 사실을 시험 내내 떠올려야 한다.

▷1교시는 1교시일 뿐이다=1교시 언어영역을 잘 치면 수능에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 언어영역의 난이도가 높아 생겼을 수 있지만, 1교시의 영향이 시험 전반에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한 뜻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1교시를 치르며, 혹은 끝난 뒤 '언어영역은 원래 어렵게 출제돼!', '이제 한 시간을 쳤을 뿐이야!'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야 한다. 1교시 때문에 1년을 허비할 순 없지 않은가.

▷시험 끝나면 정답을 바로 안다=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이전에 치렀던 영역의 문제를 맞춰보는 수험생들이 적잖이 보인다. 맞게 풀었는지, 틀린 건 아닌지 하는 생각에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기 쉬운데 시험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다. 수능시험의 정답은 고교 교사는 물론 특급 학원강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유념하자. 끝나고 나면 TV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답을 금세 확인할 수 있는데 급할 필요가 없다. 그 시간에 다음 시간을 차분히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문제풀이에는 비법이 있다

▷영역별 목표 점수를 정하라=어떤 시험에서건 모르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모든 영역을 하루에 치르는 수능시험에서는 모르고 틀리는 문제가 많은 게 당연하다. 자신이 평소 모의고사에서 거뒀던 영역별 평균 점수와 지금까지의 준비 정도에 맞춰 적절한 목표 점수를 정하면 모르고 틀리는 상황에도 대처가 쉽다. 평균에 비춰 모르는 문제가 적다면 혹시 실수가 없는지 확인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자신이 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가 더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풀이방법은 영역별로 다르다=영역별로 출제 유형과 문항 수, 시험시간이 각기 다른데 아무 생각 없이 매시간을 맞는 건 어리석다. 지문이 많은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고, 개념을 복잡하게 꼰 문제가 많은 탐구영역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남은 기간 조금이라도 더 익혀둬야 한다. 수리영역은 쉬운 문제일수록 함정에 빠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산해야 한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풀이법을 정리해두면 실전에 도움이 된다.

▷맞지 않는 비법은 버려라=수능시험과 관련해 영역별, 문제유형별 풀이법이 수없이 나와 있다. 모두가 고득점하는 수험생들이 쓰는 비법이라고 소개하지만 자신에게 꼭 맞을 수는 없다. 예컨대 듣기 문제는 방송 전에 선택지부터 살피라고 하는데, 오히려 선택지의 내용에 빠져 듣기에 착오가 생길 수도 있다. 어려운 문제는 넘기고 쉬운 문제부터 풀라고 하지만 전체 문제지를 한눈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쉽고 어려운 기준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라면 넘기는 게 좋지만 그렇게 지나가는 게 너무 많으면 공연히 위축될 수도 있다. 이런저런 비법에 끌리다 정작 시간이 모자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평소 시험에서 영역별로 자신에게 맞았던 방법들을 떠올려보면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실수도 실력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학교 시험이나 모의고사 때 자신이 한 번이라도 저질렀던 실수는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시험이 끝난 뒤에 아쉬워하며 아무리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았다고 해도 같은 실수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뇌는 실수에 대한 반성보다 실수 그 자체에 적응돼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을 거라고 넘겨왔다면 지금이라도 간단하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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