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밀린 오리온스, LG에 3쿼터 역전 허용

입력 2009-11-02 09:32:55

제공권 싸움 열세에 노련미 부족, 69대73으로 져

제공권 싸움에서 밀린 데다 한순간 엉켜버린 경기를 풀 노련미가 부족했다.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는 1일 창원체육관에서 창원 LG에 69대73으로 패하면서 강호 서울 SK에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오리온스의 팀 리바운드는 23개. 반면 LG는 35개의 리바운드를 건져올렸다. 귀화 혼혈 선수 문태영(20점 12리바운드)과 크리스 알렉산더(23점 7리바운드)를 앞세운 LG에게 리바운드 다툼에서 완패했다. 알렉산더가 216㎝의 장신임을 고려할 때 그를 상대로 해서는 선전한 셈이지만 키(193㎝)에 비해 팔이 길고 탄력이 좋은 문태영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은 뼈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스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제 때 터진 슛과 과감한 골밑 플레이 덕분. 허버트 힐(19점 8리바운드)이 알렉산더와 정면 대결을 벌이며 12점을 넣고 김강선(11점)이 돌파 등으로 9점을 넣으며 예상과 달리 전반을 40대29로 앞선 채 마쳤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번갈아 LG의 골밑을 파고들었으나 LG는 외곽 공격에 의존하다 기선을 제압당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오리온스의 플레이가 흐트러졌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느리고 단조로워진 것이 문제. 포인트 가드 정재홍(15점 5어시스트)은 패스를 찔러줄 곳이 마땅치 않아 공을 오래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스는 3쿼터에 8점을 넣는 데 그친 데다 강대협(18점)과 문태영을 앞세운 LG에 지역 방어망이 번번이 뚫리며 48대5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4쿼터 경기 종료 47초 전 정훈의 3점포로 63대66까지 점수 차를 좁혔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3쿼터 때 공격을 확실히 매듭지어줄 선수가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힐은 자신보다 10㎝ 이상 큰 알렉산더를 외곽으로 끌어낸 뒤 골밑으로 돌진하는 등 분전했으나 경기 내내 자신보다 체구가 큰 선수를 상대한 탓에 갈수록 체력이 떨어졌다.

경기 막판까지 힐을 해결사로 활용하려면 케빈 마틴(2점 3리바운드)의 활용도를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틴을 힐보다 먼저 출전시키는 것도 고민해볼 대목. 기술이 다소 투박해 불안하긴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힐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려면 마틴을 좀 더 쓸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긴 시즌을 치르려면 힐만으론 부족히다. 마틴의 자신감을 북돋워 제몫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편 부산 KT는 제스퍼 존슨(17점 9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안양 KT&G를 84대81로 제치고 5연승을 달렸고 서울 SK는 울산 모비스를 80대78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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