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지기철 한국델파이 대표

입력 2009-10-30 09:57:29

"혹독했던 미국발 금융위기 3년내에 완전히 회복할것"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갈 때마다 식당에 모인 직원들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합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어휴, 저 많은 식구들을 내가 어떻게 챙기나'라는 것이고, 나중에 드는 생각은 '저 식구들을 내가 꼭 챙겨내야지'하며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27일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회사내 구내식당을 나서며 한국델파이 지기철(사진) 대표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그리고 요즘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고 했다.

2006년 대구권 단일 제조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연간 1조원 매출을 쏘아올렸던 한국델파이. '잘나가던' 한국델파이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납품처인 GM대우가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지기철 대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저의 재임기간 중 큰 성장세를 이뤄왔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도 1조원 훨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누구도 그 규모를 짐작하지 못한 것이기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지 대표는 GM대우가 다행히도 이른바 '굿GM'에 편입돼 GM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GM이 여전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만큼 머지않아 생기를 되찾을 전망이라는 것. 그렇다면 한국델파이는 내년엔 흑자 전환을 하고 매출과 이익 성장세 역시 길어도 3년내에는 완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GM대우 의존도를 줄이고 납품처를 다변화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 등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서고 있으며 이미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은 정말 뚫기 어려운 시장인데 스즈키와 혼다에 수출 물량을 크게 늘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대주주이자 세계 최대 차부품회사인 델파이와의 계약 때문에 직수출에 한계가 많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독자적인 해외마케팅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협력해 마케팅을 열심히하는 중입니다."

지 대표는 직수출 비중을 현재 전체 매출의 15%에서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기술의 힘이 우리의 시장을 넓힐 겁니다. 수입차를 타보신 분들이 얘기를 하죠. '아이고, 역시 수입차는 좋네'라고요. 그런데 미국 본토에서 다니는 GM과 크라이슬러 차에 한국델파이가 만든 에어컨 컨트롤러가 장착됩니다. 브레이크 부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일류 기술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델파이는 곧 일어설 겁니다."

지 대표는 원천기술은 무궁무진한 분야로 응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엔 내비게이터도 만들어냈다. 그는 내비게이터만 해도 중국·인도·러시아 등 전세계에 무한한 시장이 열려 있다고 했다.

"시장도 다변화하지만 제품도 다변화할 겁니다. 위기가 오더라도 다양한 품목과 다양한 고객이 있다면 충격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터만 해도 내년에 100억원의 매출이 나올 겁니다. 여러 가지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구 대표 기업으로서의 명예를 꼭 되찾겠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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