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인기다. 백화점에서는 막걸리 판매량이 맥주를 눌렀고 일본 중국에서도 막걸리 인기가 치솟고있다. 한때는 나이 지긋한 이들만 찾는 술로 알려진 막걸리가 이제는 젊은이들도 좋아라 한다. 막걸리 칵테일이라하여 알록달록하게 마시면서 멋도 부린다.
덩달아 내 손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보겠노라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미의 권동님(57·구미시 해평면 낙성2리)씨도 그런 경우다. 구미시 농업기술센터의 우리음식연구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13일 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산물 가공아카데미'서 막걸리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러고 난 후 다음날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 결과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주위의 반응은 사뭇 뜨거웠다. 우선 시아버님 제사에 제주로 직접 담근 막걸리를 사용했다. 그리고 나서 모인 식구들에게 막걸리 맛을 보였더니 모두들 "크~ 좋다"며 입맛을 다셨다. 딱 2% 정도 아쉬운 맛이었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그녀의 막걸리 만드는 법을 살짝 엿봤다. 우선 누룩과 효모를 구해야 한다. 누룩은 마침 집 근처 방앗간에 좋은 누룩이 있다기에 구했다. 누룩을 구하려면 큰 전통시장이나 시골 5일장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준비가 되면 쌀을 씻어야 한다. 쌀은 빡빡 씻어야하는데 그 이유는 쌀의 전분만 술을 만드는데 필요할 뿐 쌀 표면의 영양분은 잡맛을 내기 때문이란다. 술 담는 그릇도 소독해야한다. 끓는 물로 안을 튀기거나 에틸알코올로 소독한다. 권씨는 항아리를 구하지 못해 집에서 쓰는 찜통을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고는 숨쉬는 항아리라고 했다. 항아리가 맛있는 술맛을 보장하는 첫째 조건이란다.
권씨는 " 이왕이면 우리 쌀을 소비한다는 의미에서도 직접 집에서 술을 만들어서 먹었으면 좋겠다" 며 " 어릴 때 어른들이 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본 것이 일단 막걸리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는 큰 힘이 된 듯하다"고 했다.
쌀은 씻어 충분히 불린 후 건져 물기를 빼고 40~50분 동안 찐다. 고두밥이 되면 그늘에 말린다. 충분히 식었다 싶으면 쌀의 10~20% 정도의 누룩과 일정량의 효모를 충분히 섞어준다. 누룩은 잘게 부수어 사용한다. 충분히 섞이면 용기 밑바닥에 넣고 물을 붓는다. 물은 생수로 하거나 끓여 식혀서 사용한다. 쌀 1kg에 물 1.5ℓ를 붓는다. 술 도수를 높게 하려면 이보다 물을 적게 부으면 된다.
밥통 위에 배보자기를 씌워 입구를 졸라맨 후 부엌 한켠 그늘진 곳에 두었다. 온도는 25℃에서 28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30도가 넘으면 술이 신맛이 나므로 요주의.
요즈음 같은 계절에는 7일이면 술을 거를 수 있다. 여름에는 3, 4일이면 족하다. 술이 끓는 소리가 나면 처음 2, 3일 동안은 하루에 두 서너 번 저어준다. 첫날은 저을 필요가 없다. 너무 자주 저어주면 술맛이 변하므로 조심할 일이다. 4일이 지나면 그냥 지켜보고 젓지 말아야 한다.
술이 다된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항아리에 성냥불(라이터 불)을 넣어 보아서 꺼지지 않고 잘 타면 다 된 것이다. 이때 쯤이면 용기 안에서 끓는 소리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 밑술에 물을 두 배가량 넣어 걸러주면 막걸리가 된다. 권씨는 "이것을 그냥 먹어도 되지만 더 맛있게 먹으려면 2~3일 정도 둔 다음 사이다를 살짝 넣어주면 훨씬 감칠맛이 난다"고 일러준다.
여기에 조금더 욕심을 부리자면 술 담근 지 4, 5일째 즈음에 고두밥을 새로 해서 물을 적게 붓고 덧술을 하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이렇게 거른 술에 요즈음 지천인 국화꽃을 술잔에 슬쩍 띄우면 이게 바로 국화 막걸리다"는 권씨는 "조금만 응용하면 다양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만들어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술이 바로 막걸리라고 엄지를 세운다.
이번 토요일 비가 온다고 하니, 그녀의 냉장고에 남겨둔 막걸리 한 병이 문득 생각날 것만 같다.
김순재 객원기자 sjkim@msnet.co.kr
#**** 막걸리 만드는 방법 ****
쌀 1kg 누룩 100g 효모(이스트)3g 물 1.5ℓ
1. 찹쌀(멥쌀)을 깨끗이 씻는다
2. 물기를 빼고 하루 정도 불린다.
3. 찜통에서 40분 정도 증기로 찐다.
4. 찐 쌀(고두밥)을 그늘에서 살짝 말린다
5. 쌀 +누룩 + 효모를 잘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
6. 물을 끓인 후 식혀서 넣는다
7. 온도를 25~28도로 유지한다
8. 처음 2, 3일은 하루에 두 번씩 잘 젓는다.
9. 일주일 정도 지나 술이 완성되면 걸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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