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만족"
"천원이요, 천원. 빨리 안 사면 없습니다!"
이달 24일 오전 대구 칠곡3지구 함지공원은 붉은 단풍잎 같은 알록달록 천막의 물결이 넘쳐흘렀다. 이 날은 재활용 알뜰시장 아나바다 장터가 열리는 날. 이 장터는 북구청과 TBN교통방송, 아름다운가게 주최로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착한 벼룩시장'이라는 주제로 올 들어 4번째 열리는 행사다.
시장 곳곳에서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로 구성돼 이 행사를 주관하는 벼룩시장기획단원들이다. 기획단에서는 30명의 대학생 자원봉사단도 조직했다. 이들은 행사진행은 물론 횡단보도에서 교통정리도 도운다. 그 가운데 일부는 행사장 뒤편에 마련된 공간에서 마술체험 활동과 대나무로 만든 달집에 소원붙이기도 진행한다.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행사 때문에 주말을 즐기지는 못하지만 대학 생활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한다"며 구슬땀을 흘렸다. 장터에는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가해 입구에서부터 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판매부스로 마련된 100여개의 그늘막 텐트마다 물건을 구경하고 흥정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
책, 학용품, 인형, 장난감, 액세서리, 신발, 벽시계, 손세척제, 천연비누등 판매물품도 각양각색이다. 가격은 1천원대가 가장 많았으며 최대 1만원을 넘지 않는다. 부스 중에서 아무래도 겨울옷을 파는 옷가게가 가장 손님들로 붐볐다. 장돌뱅이로 참여한 한 주민은 "몇 번 입지 않고 장롱 속에서 자리만 차지하던 코트가 1만원에 팔렸다"며 "꼭 필요한 사람을 만나서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흐뭇하다"고 했다. 학용품과 인형 판매에 나선 배화영(16·구암여중 1학년)양은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과 나눠 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내년 행사에도 꼭 참가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 행사의 특징은 기존의 알뜰 중고시장과는 달리 물건을 지역민이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의 30% 이상을 아름다운가게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또 상업적 의도를 가진 사람은 배제했으며 철저하게 재사용품만 거래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판매에 참가한 사람을 아름다운 장돌뱅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 날 행사에는 가족 단위의 70개 팀과 단체 2개 팀이 참가했다. 초등학생 형제도 참가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회가 거듭될수록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내년에도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아나바다 정신이 실생활 속에서 보편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 정용백 시민기자 dragon102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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