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빙하'''때묻지 않은 대자연 눈앞에
'마지막 미개척지'(The Last Frontier)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지구상 최후의 여행지로 꼽히는 알래스카는 거대한 빙하와 북미 최고봉 맥킨리산(6,194m), 그리고 아름다운 오로라가 펼쳐지는 겨울과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지속되는 여름으로 대표되는 곳이다. 또한 19세기 말 골드 러쉬(Gold Rush)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기 위해 몰려들었다면 지금은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곳이다.
1867년 러시아로부터 미국이 720만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인디안어로 '거대한 땅'(Great Land)이라는 뜻을 가진 알래스카는 그 크기가 미국 본토의 4분의 1에 달할 만큼 넓은 땅덩어리이지만 구입 당시에는 생물이 전혀 살 것 같지 않은 얼음으로 뒤덮인 쓸모없는 땅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다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이 사건을 두고 구매를 주도한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의 이름을 빗대어 '수어드의 어리석은 행위'라고 불렀지만 이 후 금광이 발견되고 석유를 비롯해 엄청난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기회의 땅' '축복의 땅'이라 불리며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지정되었다.
일반적으로 알래스카라고 하면 사람이 살기 힘든 척박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평균 임금이 네번째로 높은 곳이다. 알래스카 총 인구의 40% 이상이 사는 알래스카 최대의 도시이자 교통'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앵커리지의 공항을 나서는 순간 '알래스카는 살기 안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알래스카의 주도는 앵커리지가 아닌 주노라는 도시이다.)
알래스카를 관광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백야 현상으로 인해 해가 늦게 지고 15℃ 내외의 여행하기 좋은 날씨를 보이는 6월부터 9월까지의 여름 시즌으로 이 시기에는 산에는 수목이 우거지고 초원에는 가지각색의 들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어나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 위스키에 빙하 넣어 마시는 추억도
알래스카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가장 큰 목적은 빙하를 바로 눈앞에서 보기 위해서이다.
알래스카의 빙하는 바다, 산, 호수, 육지 등에 걸쳐 생성되어 있어 다양한 모양의 빙하를 만나 볼 수 있는데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빙하 체험 방법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며 빙하를 보는 방법이다.
알래스카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빙하 크루즈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앵커리지 남쪽에 위치한 항구 마을 위티어에서 출발하는 1778년 캡틴 쿡이 알래스카 발견 당시 영국 왕자의 이름을 따 명명한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를 둘러보는 크루즈이다.
위티어항에서 발디즈항까지 바다와 마주한 크고 작은 빙하가 장관을 이루며 펼쳐져 있는데 그 중 콜롬비아 빙하는 전면의 폭이 6㎞, 높이가 70m에 달하는 사람의 눈으로는 한 번에 담을 수 없는 거대한 빙하로,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을 일으키게 하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실제 우리가 보는 광경은 빙하의 극히 일부분으로 바다 밑으로 1㎞가 더 숨겨져 있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따가운 햇볕에 녹은 거대한 빙하가 굉음을 내며 바다로 떨어져 내리는 장면과 거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바다사자, 북극곰, 고래 등도 만나 볼 수 있으며 선원이 위스키에 빙하를 넣어서 건네주는 술 한잔의 맛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 운 좋으면 북극곰'고래 등도 만나
앵커리지에서 차로 6시간 거리에 있는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산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드날리 국립공원은 인디언 말로 '가장 높은 것'이라는 뜻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40여종의 포유동물, 130여종의 조류를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국립공원이다. 드날리 국립공원은 일년 내내 개방되어 있지만 일반 여행자들이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간은 5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로 제한되어 있으며 자연보호를 위해 공원 내에서는 국립공원 측에서 운행하는 버스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국립공원 측에서는 당일로 공원을 둘러보거나 공원 내 곳곳에 위치한 숙박 장소에서 잠을 청하며 공원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셔틀버스와 각기 다른 프로그램과 숙박이 묶여진 투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여행자들은 일반적으로 셔틀버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셔틀버스 기사 겸 가이드가 버스 내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드날리 국립공원의 역사와 지리, 중간 중간 만나게 되는 동식물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서 해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드날리 국립공원을 둘러보고 이해하기 좋으며 버스 운행 도중 동물을 만나게 되거나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잠시 정차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드날리 국립공원 투어와 더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투어는 앵커리지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타키트나에서 출발하는 만년설로 뒤덮인 산봉우리, 끝없이 펼쳐진 녹색으로 우거진 산림과 그 사이로 물감을 흘려 놓은 듯한 크고 작은 호수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맥킨리산 일대를 둘러보는 경비행기 투어이다.타키트나는 1901년 인근의 광산 개발을 위해 광부들이 정착하면서 생긴 도시로 지금은 맥킨리산 경비행기 투어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맥킨리산 등반 중 목숨을 잃은 산악인 고 고상돈씨의 추모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비행기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눈과 빙하로 덮인 거대한 협곡과 눈이 부시게 파랗게 빛나는 코발트빛의 물웅덩이를 지나 해발 1,700m의 빙하에 착륙해 눈앞에 웅장하게 서 있는 맥킨리산을 감상하고 햇빛에 반짝이는 하얀 설원을 직접 걸어보는 순간이다.
아직까지 알래스카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태고부터 이어져 온 순수 그대로의 대자연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으로 도시를 벗어나 자연속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 여행자들에게는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것이다.
[Tip]항공편 도착후 캠핑카'렌터카 이동
현재 한국에서 알래스카로 직항하는 노선이 없기 때문에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서는 대만이나 일본 또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경유해 들어가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알래스카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의 대다수는 미국 시애틀이나 캐나다 밴쿠버에서 출항하는 크루즈를 타고 중간 중간 기항지에서 내려 알래스카를 관광하는 일정을 선호하지만 알래스카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항공편을 이용해 알래스카에 도착한 후 캠핑카나 렌터카로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 떠나야 오로라 볼 수 있어
알래스카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여름이지만 오로라를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겨울에 가야 한다.
드날리공원서 숙박 땐 미리 예약
드날리 국립공원 내에는 몇 군데의 텐트 사이트와 캠핑카 사이트가 있는데 자연보호를 위해 매일 일정 인원만 숙박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공원 내에서 숙박을 하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빙하 크루즈할 땐 두터운 점퍼 꼭 준비
여름철의 알래스카 날씨는 추운 편은 아니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쌀쌀하기 때문에 항상 겉옷을 준비해 다니는 것이 좋으며 빙하 크루즈를 할 때에는 바다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데다 빙하에 가까이 갈수록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두터운 점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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