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가드진 오리온스 또 연패

입력 2009-10-29 09:12:10

모비스에 68대86 무릎…정재홍 등 잦은 패스 실수

대구 오리온스가 골밑에서 힘과 신장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가드진의 경기 운영이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스는 28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어진 울산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경기에서 공격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68대8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오리온스는 3연패에 빠졌다.

오리온스의 골밑은 허버트 힐(203.5㎝)과 케빈 마틴(204㎝)이 번갈아 지킨다. 모비스의 브라이언 던스톤(198.6㎝), 애런 헤인즈(199.2㎝)로서는 높이로 정면 대결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체구 역시 오리온스 선수들의 우세. 더구나 이날 던스톤은 2쿼터 도중 반칙 3개를 범하면서 이후 코트에 서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오리온스는 상대 골밑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오리온스 가드진의 패스가 좋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패인. 힐이나 마틴이 몸싸움을 벌이며 골밑에 자리를 잡아도 적시에 패스가 투입되지 못했다. 2년차 가드 정재홍은 여러 차례 골밑으로 패스를 넣어 주다 끊기자 주로 외곽으로만 공을 돌렸다. 번갈아 코트에 나선 윤병학, 최승태 등으로 패스 활로를 열고자 했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고 갈수록 외곽 공격에만 의존하게 됐다.

특히 정재홍의 플레이는 아쉬웠다. 괜찮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지만 최근 쉬운 패스에서 계속 실수가 나오면서 플레이가 위축된 모습이었다. 주눅이 들면 버티지 못하는 것이 프로 무대이고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는 법. 차라리 실수가 나올 것을 감수하고 더 과감한 패스를 시도하는 둥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게 용기를 불어넣는 것도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이날 주 득점원 힐(21점 12리바운드)이 4쿼터에 넣은 점수는 2점뿐이었다. 실수가 이어지면서 위축된 오리온스의 가드진이 4쿼터에 상대 골밑에 자리한 힐에게 패스를 아예 하지 못했기 때문. 반면 전반까지 힐과 마틴의 힘과 높이에 밀렸던 모비스의 헤인즈(27점 6리바운드)는 점차 빠른 발을 이용, 내·외곽을 오가는 플레이로 4쿼터에만 13점을 쏟아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스가 실책으로 공격권을 빼앗긴 횟수는 모비스(9개)의 두 배인 18차례. 전반전 모비스가 헤매는 틈을 타 충분히 10점 차 이상 앞설 수 있었으나 가드진의 경기 운영이 미숙했던 데다 쉬운 슛 찬스를 수차례 놓치는 바람에 32대32 동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실책이 잦아지면서 제풀에 무너지고 말았다. 신인 김강선(13점 4어시스트)의 분전도 빛이 바랬다.

한편 원주 동부는 2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안양 KT&G를 91대77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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