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화재, 옆집까지 옮겨 붙으면 5억 배상
고의나 실수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자기 집에 난 불이 이웃집에 옮겨 붙을 경우 피해는 누가 보상할까?
최근 법원은 자기 집에 난 불이 이웃집에 옮겨 붙을 경우 이웃집의 피해액까지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자신이 입은 피해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데 이웃의 피해까지 엄격히 배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주택 화재 위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여전히 둔감하다.
그래서 최근 삼성화재가 출시한 상품이 '애니홈 종합보험'. 일명 '집 보험'이다. 상품에 가입하면 합선이나 가스불 같은 가벼운 부주의나 과실로 일어난 화재가 다른 집으로 옮겨 붙을 경우 최고 5억원까지 배상을 해 준다. 5월부터 실화법이 개정돼 경과실 화재배상을 하도록 한 점이 계기가 된 것이다.
◆보험 상품의 변화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보험시장도 변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상에 맞춰 이색적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보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 보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 상가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상가 내 20여개 점포를 태우고 2명의 사상자를 내고서야 진화됐다. 과거에는 불을 낸 사람에게 현저한 중과실이 없다면 화재가 번져 발생한 피해까지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올해 5월 개정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실의 경중에 관계없이 화재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주변의 모든 피해를 손해 배상해야 한다. 또 불을 낸 사람뿐만 아니라 화재 피해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기여한 사람도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이처럼 법령 개정과 실생활 변화로 인해 보험은 이제 몸이 아프거나 사망하는 등 신체에 국한돼 있지 않다. 집, 자동차, 심지어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보험까지 나오고 있다. 집만 하더라도 삼성화재에 이어 메리츠화재는 일정기간 도배·장판 교체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이 개발됐고, LIG손해보험은 도둑을 맞았을 때 보상해 주는 '우리집 안심보험'등이 출시된 상태이다.
◆이색 보험 상품들
삼성화재의 '애니홈 종합보험'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해킹 예금 인출 손해 및 가전제품 고장 수리 비용까지 보장해 준다. '애니비즈 종합보험'은 ▷음식점 ▷약국 ▷숙박업 ▷헤어숍 ▷일반 오피스 등을 상대로 재산손해와 배상책임을 대신 져 준다. 신체손해보상은 물론 위조지폐로 인한 손실, 무료 법률 상담까지 실시하는 상품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은 애견보험. 애견의 병원비는 물론 사망·장례 비용까지 받을 수 있다. 'LIG 펫 라이프 애견종합보험'은 월 2만~3만5천원 수준으로 연간 5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애견 장례 비용 20만원도 받을 수 있다. 종의 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소위 '믹스견'도 가입할 수 있다.
커플 보험과 다이어트 보험도 있다. 메리츠화재의 '커플 보험'은 연인들을 위한 보험으로 보험료 1회 납입으로 1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반 여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후유장해가 있으면 1천만원 한도에서 보상한다. 메리츠화재의 '다이어트 보험'도 다이어트 활동 중 발생하는 상해사고와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도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운동으로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도 있다. 동부화재의 '인라인 스케이트 상해보험'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눈여겨볼 만한 보험상품이다. 일일 기준 100~200원 수준의 보험료로 2일~6개월까지 계약기간을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망시 5천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며 의료비도 300만원까지 지원된다. LIG화재보험·메리츠화재 등은 달리기를 하다가 부상당할 경우를 대비해 '마라톤 보험'을 판매 중이다.
만약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납치될 경우 보험금을 받을 요량이라면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세인트로렌스 보험사에서 판매하는(보험금 1천만달러)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외계인에게 잡아 먹히거나 외계인의 아기를 임신하면 2천만달러(약 244억원)가 지급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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