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술 막걸리가 뜨고 몇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와인 판매는 주춤하다. 막걸리가 웰빙 바람과 함께 그 효능과 장점이 알려지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더 이상 서민의 술이 아니라 웰빙족들이 먹는 술로 재탄생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류바람을 타고 막걸리가 소개되면서 한국에서 막걸리를 먹는 관광상품도 개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CNN에서는 최근 월드리포트(World Report)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전통주 막걸리를 주제로 한 취재가 전파를 타기도 했다.
◆막걸리 뜨고 와인은 주춤
막걸리가 웰빙 식품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서 판매가 크게 신장하고 있다. 대백 프라자점 주류 코너에서는 올 하반기 이후 막걸리 판매가 상반기에 비해 월 평균 10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꾸준히 인기를 누렸던 와인의 열기가 주춤하다. 전체 주류매출 중 와인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올해 설날 45.6%에서 올해 추석의 경우 40.6%로 5% 포인트 감소했다. 물론 막걸리가 전체 주류매출 비중의 0.5%를 차지해 그 비중은 그리 높지 않으나 와인에 비해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동아백화점에서도 막걸리 판매 신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올 1분기는 10%, 2분기 40%, 3분기 105%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신장세를 띠고 있다. 추석 이후 10월 현재 매출신장세도 전년 대비 2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와인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다가 올해는 전년 대비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어 그동안 이어온 고공행진이 약간 주춤한 상태다.
홈플러스 대구권 5개점에서도 10월의 막걸리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20% 늘어났다. 이는 추석 특판행사를 고려할 때 와인의 21% 신장률에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홈플러스는 대구의 전통막걸리 상품인 '불로막걸리'(750㎖)의 인기가 독보적이고, '이동 향연쌀막걸리'(1.2ℓ)의 판매량이 높다고 했다.
대구의 이마트에서도 7∼9월 막걸리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40% 신장했다. 반면 소주, 맥주, 양주 등 주류 전 품목은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대비된다.
1995년부터 일본 도쿄에 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는 불로막걸리(대구탁주) 김승대 지배인은 "현재 대구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로막걸리 일일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5% 정도 신장했다. 서울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막걸리 붐과 20, 30대 소비층의 증가로 180% 정도 신장했다"고 말했다.
◆왜 막걸리를 찾나?
막걸리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무엇보다 건강에 좋다는 매스컴의 보도와 다른 술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막걸리가 청와대 건배주로 채택되는 등 기존 탁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각종 맛과 색을 첨가한 고급술로 상품영역을 다각화했고, 이것이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캔과 병 막걸리들이 출시되는 등 용기 기술의 발달, 웰빙 붐, 주류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매출 신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불로막걸리 대구탁주 관계자는 "최근 막걸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대구에서도 예전에 막걸리를 취급하지 않았던 편의점과 중·소형 마트, 호텔, 골프장 등에서 막걸리를 취급하는 등 막걸리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매장에서 판매되는 막걸리는 다양하다. 대구백화점은 불로막걸리(750㎖)와 국순당 생막걸리(240㎖), 캔막걸리 등을 보강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 7개 품목의 막걸리를 올해는 18개 품목으로 늘렸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푸드갤러리 정재구 과장은 "막걸리에 대한 효능과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도수로 인해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백화점에서도 막걸리를 찾는 고객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 여름부터 캔과 팩에 담은 막걸리까지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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