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첫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입력 2009-10-24 09:00:00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는 등번호 42가 없다. 전 구단에서 영구결번이다. 그 등번호는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1919~1972)에게 헌정돼 있다.

그는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서 10년간 2루수로 뛰면서 통산 3할1푼1리, 홈런 137개, 도루 197개를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이지만 123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발군의 선수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뛴 것만으로도 미국 민권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흑백차별 철폐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기 때문이다.

1947년 28세의 늦은 나이에 데뷔했으나 지독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 타석에 설 때마다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상대편 선수들은 '목화밭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그가 늘 웃으며 따돌림을 견뎌내자, 처음에는 함께 뛰길 거부했던 팀 동료들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에서는 강인한 투지와 집념을 보여줘 첫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1949년 MVP를 차지했다.

은퇴 후 흑인을 위한 재단 설립, 정치활동에 전념하다 1972년 오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매년 4월 15일 '재키 로빈슨의 날'에는 전 메이저리그 선수가 등번호 42를 달고 경기를 한다.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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