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밥티스트 카미유 코로-잠깐 책을 읽다 말고

입력 2009-10-22 11:27:31

이탈리아 소녀의 우울한 모습 순간적 포착

작 가 명 :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Jean-Baptiste-Camille Corot (1796~1875)

제 목 : 잠깐 책을 읽다 말고(Interrupted Reading)

연 도 : 1870년

크 기 : 92.8x65.5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itute Chicago)

19세기 초반 프랑스 미술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개의 사조가 중첩되어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고대의 복귀를 제창하는 신고전주의이며 또 다른 하나는 현실을 등지고 상상의 세계를 펼친 낭만주의였다. 하지만 1850년대를 전후하여 이와 같은 미술계는 큰 변화를 꾀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의 시대적 배경에는 1848년의 '2월 혁명'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만일 신고전주의가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제정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그 시대를 풍미했다면 낭만주의는 왕정복고(1815~1830)와 그 뒤를 이은 필립 시민 왕정시대(1830~1848)에 활기찬 개화를 통해 이루어졌고 뒤이어 나타난 사실주의는 새로운 도전정신을 통해 나타난 미술운동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는 풍경화에만 전념한 테오도르 루소, 쥘 뒤프레, 프랑스와 도비니 등을 들 수 있으며 카미유 코로와 밀레 또한 특징적인 화가로 꼽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독일 국적을 가진 카미유 코로(1796~1875)를 우리는 흔히 초상화가 또는 인물화가로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그의 독창적 화풍은 19세기 미술사조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초상화는 주로 젊은 여성, 그것도 서민층의 여성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대개의 경우 그 인물들은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명상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초상화 작품에 대한 어느 미술사가의 설명을 보면 "코로의 작품 속 화면구성은 고전주의적이요, 주제는 낭만주의적이며, 목적은 사실주의적이고, 묘사 수법은 인상주의적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가 말년에 제작한 그림 '잠깐 책을 읽다 말고'는 이탈리아 소녀의 우울한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제작한 작품이다. 화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델들의 인위적인 포즈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통해 빼어난 인물화 기묘를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코로의 대표작 중 한 점이다. 1860년대 이후 그가 그린 작품 속에는 60세를 넘긴 거장의 원숙한 필치에 인간을 보는 따뜻한 눈을 담고 있기에 코로의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요컨대 코로와 함께 프랑스의 회화는 사실주의를 예고하면서 인상주의의 문턱에 다가서는 시대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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