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명산 팔공산은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이 되면 팔공산은 더욱 많은 인파들로 붐빈다. 시간과 돈을 들여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단풍 명소이기 때문이다. 팔공산 단풍은 보통 10월 말이 절정이다. 대구기상대는 올해 팔공산 등 대구경북지역 유명산의 단풍은 20일쯤 시작돼 29일을 전후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팔공산 단풍 여행은 팔공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공산터널~백안삼거리~도학교로 이어지는 팔공로 6㎞ 구간은 은행나무 길이다. 평소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높은 이곳에는 1천300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양쪽에 빼곡히 늘어서 있다. 공산터널을 지나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굽이굽이 펼쳐진 은행나무 행렬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는 황금빛 물결이 황홀경을 연출하고 청량한 바람에 팔랑이는 은행잎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쪽으로 길을 잡으면 길이 좁아진다. 중앙분리대가 없어 은행나무 길의 운치가 더 밀도 있게 다가온다. 지천에 깔린 은행잎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는 시민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도학교를 지나면 단풍나무 길이다. 은행나무 대신 단풍나무가 가을 소식을 전한다.
동화사~부인사~파계사로 이어지는 팔공산순환도로는 팔공산 단풍의 압권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가을이면 드라이브객들로 넘쳐난다. 가을이 절정으로 내려앉은 시기에 이곳을 찾으면 온통 붉은 세상이다. 단풍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붉다 못해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도열하듯 이어진 단풍거리에 발을 들이면 숨이 턱 막힌다. 도로마저 붉게 물들일 것 같은 단풍은 사람을 질식시킬 듯한 기세로 다가온다. 잠시 차를 세워 놓고 단풍잎 우수수 떨어지는 길을 걸으면 속세의 무거운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팔공산 단풍의 속살을 보려면 산행이 제격이다. 팔공산에는 많은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동화사~내원암~염불암~동봉(2.9㎞), 수태골휴게소~파계봉~서봉~부인사(6.4㎞), 갓바위집단시설지구~관암사~갓바위(2.5㎞) 등의 등산로를 이용하거나 좀 더 긴 호흡이 좋은 사람들은 갓바위집단시설지구~갓바위~인봉~동봉~동화사(13.6㎞), 파계사~파계재~파계봉~서봉~동봉~동화사(12㎞) 코스를 통해 팔공산 단풍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단풍 구경은 좋지만 등산이 부담되는 사람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동화집단시설지구에서 케이블카(왕복 요금 대인 7천원, 어린이 4천원)를 타고 해발 820m 팔공산 전망대 정상까지 1,100여m를 10여분간 오르면 발아래 알록달록한 단풍이 융단처럼 펼쳐진다.
한편 올해는 신종플루 영향으로 팔공산단풍축제가 열리지 않지만 (재)대구걷기연맹이 개최하는 제3회 팔공산단풍걷기대회가 11월 15일 개최된다. 봉무공원 제3주차장을 출발해 팔공산 일대를 돌아오는 대회로 5㎞, 10㎞, 20㎞, 30㎞ 코스가 있다. 행사가 단풍절정기를 넘긴 시기에 열리지만 만추의 단풍과 낙엽길을 걷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5천원. 053)939-7711.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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