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들여다 보기] 방송 3사 개그 프로 자존심 대결 뜨겁다

입력 2009-10-22 08:41:47

MBC '개그야'후속 '하땅사'로 코미디 살리기 총출동

개그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3사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다.

MBC는 11일 국내 최초로 개그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프로그램 '하땅사'(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는다) 방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가 3, 4%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폐지를 결정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

'하땅사'는 출연진의 면모가 화려하다. 개그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갈갈이' 박준형, '컬투'의 정찬우, 그리고 이경실 박미선 지상렬 등 사실상 MBC, KBS, SBS 대표 개그맨들이 총출동해 MBC 코미디 살리기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이경실 박미선 정찬우 박준형 지상렬 등 5명의 진행자가 M팀과 C팀으로 나눠 개그 배틀을 벌인다. M팀의 단장은 박준형이, C팀은 정찬우가 단장을 맡았다. 각 팀에서 한 팀씩 나와 개그 배틀을 벌인 후 방청객들의 즉석 투표로 승패를 결정한다. 이긴 팀은 아이디어 개발비 100만원을 획득하며 진 팀은 코너가 폐지된다. 첫 방송에서는 M패밀리가 승리하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리마리오 이상훈이 선보인 '오페라쇼'는 방송 1회 만에 폐지 결정을 받았다. '하땅사'는 첫 방송은 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땅사'는 방송시간대도 일요일 오후 4시20분으로 편성했다.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이 대부분 심야시간대에 편성된 것과 비교하면 새로운 편성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구'경북권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다. 대구MBC 'MBC 가요베스트'와 편성시간이 겹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시청자들은 케이블TV방송을 통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KBS 2TV도 '코미디쇼 희희낙락'을 이을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스타'를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2시 심야시간대에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개그스타'는 이봉원이 주축이 돼 선배 개그맨들이 이끄는 정통 콩트 형식의 개그 프로그램으로, 신인 발굴을 위한 코너도 함께 마련한다.

그런가 하면 KBS 2TV '개그콘서트'는 매회 새로운 코너를 무대에 올리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일 첫 방송된 새 코너 '풀 옵션'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달인'의 김병만, '씁쓸한 인생'의 김대희, '주먹이 운다'의 정명훈, '비굴한 거리'의 김지환 등이 출연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따른 표현을 슬랩스틱으로 연출한 이 프로그램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대박 코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은 8월 중순 완전 개편을 통해 변화를 꾀했지만 5%대의 시청률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웃찾사'는 지난 8월 완전 개편을 통해 전 코너 개편이라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KBS 2TV 개콘은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던 공개 코미디를 방송에 도입해 큰 인기를 끌어왔다. 그 후 MBC, SBS 모두 공개 코미디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코미디의 대세를 이루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콘을 제외하고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장르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고심해왔다.

'하땅사'의 성공으로 코미디계뿐만 아니라 주말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계도 바짝 긴장하게 됐다. '하땅사'가 개그에다 버라이어티를 결합해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관심도 끊임없이 변하고 이에 따라 방송프로그램의 포맷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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