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정래가 현대사 3부작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편짓글 형식으로 풀어놓은 자전에세이.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 250여명에게서 평소 조정래 자신에게 궁금했던 질문 500여개를 받았고, 이 가운데 84개를 추렸다. 작가는 "84가지 질문은 대충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문학론'작품론'인생론, 그 응답들은 형식을 달리한 나의 자전 소설로 읽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히고 있다.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조정래는 "500권의 책을 읽지 않고는 소설을 쓰려고 펜을 들지 말라"고 답한다. 세계문학전집 100권, 한국문학전집 100권, 중'단편 소설집 100권, 시집 100권, 기타 역사'사회학 서적 100권을 5년을 주기로 되풀이해서 읽으라는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을 베끼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조정래는 "젊은이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성실하게 노력하라', '꾸준히 노력하라' 라는 말이다. 그래서 저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태백산맥' 베끼기를 택했다"라고 말한다. 태백산맥을 발표한 후 쏟아지는 협박 전화에 같이 욕을 해대며 글쓰는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일화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는 듯해 흐뭇하다. 428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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