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준 전시회·이기칠 개인전
화가는 필연적으로 공간을 탐구한다. 캔버스에 뿌리를 둔 평면작업이든 공간을 가로지르는 설치작업이든 마찬가지다. 공간은 우리가 숨 쉬는 곳인 동시에 우리 자신이다. 공간을 탐하는 작가는 우리의 실존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11월 2일까지 갤러리 yfo에서 열리는 이교준 전시회와 30일까지 갤러리 신라에서 열리는 이기칠 전시회를 찾아 공간을 느껴봤다.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거쳐 1990년대부터 기하학적 회화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 이교준(54)이 대구시 중구 대봉동 청운맨션 맞은편에 자리잡은 갤러리 yfo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나무상자 속에 다양한 폭을 가진 합판들이 직각으로 교차한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마무리.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궁금했다. 갤러리 yfo 신용덕 대표는 "최근작은 평면과 입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평면이든 입체이든 작가는 수직과 수평을 추구한다. 성실하게 움직이는 새들의 비행처럼 가까워져도 부딪히지 않고, 너무 멀어져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는 필연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고 답했다. '무엇을 상징하느냐'는 물음에 "이교준의 작품은 어떤 문학적 주제, 표현 또는 설명할 수 있는 내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며, 기존의 형태를 묘사하는 것도 아니다"며 "음악을 들을 때 굳이 분해하고 해석하지 않듯이 미술도 느껴지는대로 느끼면 된다"고 답했다. 맞는 말이다. 미술을 과학처럼 접근하니 갈수록 어려워진다. 053)422-5580.
길 건너 갤러리 신라에서 만난 조각가 이기칠의 작품은 만져지고 느껴지는 공간에 대한 따스함으로 다가왔다. 초기 이기칠의 작품은 돌의 속을 비워내는 작업이었다. 이후 작가는 돌을 벽돌처럼 잘라내 작업의 모체인 작업실을 직접 짓고자 하는 현실적인 개념의 공간으로 전개된다. 드로잉부터 세부 설계, 건축 모형까지 작업 대부분의 과정은 건축 형식을 닮아 있다. 하지만 내용은 '조각이 어떻게 자기를 규정할 수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집약된다. 이후 작가는 보다 유연한 자세로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두게 된다. 갤러리에서 만난 신작은 거대한 주물 원통 속에 자리잡은 공간을 보여준다. 무쇠로 주조된 크고 작은 조각들은 공장의 외관이나 산업용 기계의 부품 혹은 기하학적인 추상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작가 이기칠은 경북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053)422-1628.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尹 지지율 46% 나와…2030 지지율도 40%대 ↑"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