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일부 국회의원은 한국은행을 '신(神)이 시샘하는 직장'으로 칭하며 한국은행의 잘못된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은행은 해외에서 유학목적으로 장기체류하는 직원들에게까지 급료 전액은 물론 체류비나 기타 경비까지 지불하는 등 '신의 직장 중의 신의 직장'이다"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유급해외유학 현황'에 따르면 11개월 이상(실제 1년 이상 체류자 기준, 1개월 방학제외) 해외에서 연수(유학) 명분으로 체류한 한국은행 유급직원은 2006년 28명, 2007년 19명, 2008년 20명, 2009년 5월 말 현재 14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년 이상 장기체류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제출했으나, 5~10개월 정도의 단기체류자를 포함하면 실제숫자는 이보다 2, 3배 많다는 것이 배 의원의 주장.
해외에 체류하는 한국은행 직원 중 18개월 이상(1년 6개월) 장기 연수(유학)자는 모두 55명으로 전체의 67.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이들에게 해외연수명분으로 이 기간 동안 지급한 일반 경비(급료제외)만도 56억원이었다. 급여를 제외하고도 1인당 평균 7천만원을 지급한 것. 교통비, 식비, 주거비까지 보조해 준 셈이라고 배 의원은 꼬집었다.
한국은행의 해외출장 건수도 최고의 숫자를 기록했다.
2006년 348명, 2007년 351명, 2008년 342명으로 전체직원(2천230명, 2008년 말 기준)의 15%가 출장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는 일반 공공기관 평균 5%에 비해 3배나 많은 것이다.
배 의원은 "해외연수를 명분삼아 장기 체류의 유학을 유급형태로 혜택을 준다는 것은 한국은행만이 지닌 특혜사항"이라며 "국가 재정의 낭비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한국은행은 2천억원 넘게 쓰는 인건비 예산서가 단 1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당부했었다"며 "이 지적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여전히 2천억원 인건비 예산서는 단 1장뿐"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도 이날 "한은이 보유한 골프회원권 시세가 59억원에 이르고, 콘도회원권도 24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은 직원들의 연봉과 관련, "공기업 중 급여 수준이 가장 높은 한국거래소(평균 9천1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8천800만원 수준"이라며 "최근 언론에 공개되자 부랴부랴 임금을 5%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2007년부터 지난 8월까지 한은이 맺은 용역계약 총 415건 가운데 90%가 수의계약 형태로 맺어졌고 일반 경쟁계약은 0.24%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물품 계약도 전체의 68.3%가 수의계약이었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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