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경북의 시중은행들은 지점을 새로 내지 않았다.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은행들이 움츠린 것이다.
반면 올해 역내 금융회사들 중 덩치를 키운 곳도 있다. 바로 신협이다. 신협들은 올해 지점을 28%나 늘리면서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이런 가운데 신협은 올해 전국적으로 예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금융회사가 됐다. 사람들은 왜 신협 문을 많이 두드린 걸까?
◆공격 앞으로
전국에서 가장 자산이 많은 신협인 청운신협은 19일 대구 수성수 수성4가 아파트 밀집지역에 지점을 낸다. 넓은 면적의 아파트가 많아 이 동네 점포 임대료가 만만치 않지만 청운신협은 지점 개설에 나섰다.
청운신협 성홍경 상무는 "은행들이 주영업지로 삼는 이른바 '고급 아파트' 밀집지에 신협이 들어간다. 최근 신협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격적 영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신협들의 경우, 지난 연말에 비해 지점 수가 28%나 늘었다. 지난해 연말 25곳이었던 신협 지점은 8월을 기준으로 32곳으로 늘었다. 불과 8개월 동안 8곳의 신협 지점이 새로 생긴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지점을 한곳도 새로 내지 못했지만 대구의 신협들은 한달에 한곳꼴로 지점을 만들었다.
올해 신협들이 지점을 많이 내는 것은 영업에 자신감을 가진 때문이다. 신협을 방문, 돈을 넣은 고객들이 급증한 것이다. 올 들어 대구의 신협 고객 예탁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27.3%나 증가했다. 경북의 신협들 역시 올해 예탁금이 지난해 말에 비해 26.8%나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신협의 예금 잔액은 전국적으로 5조4천394억원이 증가, 지난해 말에 비해 20.5% 늘었다. 전 금융회사를 통틀어 예금성장률 1위를 차지한 것.
신협의 상반기(6월 말 기준) 예금성장률(20.5%)은 시중은행(4.9%), 농·수·축협 등 상호금융권(7.8%), 새마을금고(13.7%)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달렸다.
◆왜 신협에 돈 몰리나?
신협에 돈이 몰리는 것은 '저금리 시대'가 닥치면서 이자에 붙는 세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신협의 비과세 예금 가입한도는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확대됐다.
일반 은행에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떼고 이자를 내준다. 하지만 신협에 예금하면 이런 세금이 면제된다. 1인당 3천만원까지 농특세 1.4%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 4%의 금리를 주는 은행정기예금과 신협정기예탁금에 3천만원을 각각 투자했다면, 1년 뒤 은행정기예금에선 15.4%의 세금을 제한 101만5천200원의 이자를 받지만 신협정기예탁금에선 118만3천200원의 이자를 받는다. 신협이 은행보다 16만8천원의 이자를 더 쳐주는 것이다. 비율로 따졌을 때 신협 정기예금 수익이 은행 대비 16.5% 높은 셈이다.
또 신협예금은 조합원 가입과 동시에 비과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 은행의 세금우대저축은 1년 이상 가입해야 세금우대가 적용되지만 신협예금은 1개월 안에 해약하지 않는다면 조합원 가입과 동시에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협중앙회 김준연 대구경북본부장은 "올해 신협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고객들이 신협을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우리 동네 금융회사로 확실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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