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심리→腦회로 변화→건강한 몸
성인의 뇌는 1.4㎏ 정도의 주먹만한 크기로 1천억개(어떤 뇌 과학자는 1조개라고 말한다)가 넘는 뉴런 또는 신경원(신경세포)이라 불리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이 무엇을 학습할 때 이들 신경원들 사이에 새로운 회로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엄마 얼굴을 계속 접하면 엄마 모습에 대한 뇌 회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 번 뇌 회로가 만들어지면 다시 엄마 얼굴을 보더라도 새로운 뇌 회로를 만들 필요 없이 이미 만들어진 회로를 반복적으로 이용한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에 비해 새로운 뇌 회로를 만들기 어려워진다. 교통사고나 뇌졸중, 뇌경화 같은 질병으로 뇌 회로가 파괴되기도 한다.
어떤 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던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그 독특한 냄새와 식중독으로 인한 고통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고 믿게 된다. 그 뒤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고, 심하면 구토를 할 수 있다. 실제 음식물이 위나 장에 도달하지 않고도 그 냄새만으로 뇌 속에 간직된 특정한 뇌 회로의 활동을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특정한 냄새로 기분이 몹시 좋아질 수도 있고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마음이 뇌회로의 활동을 촉발하거나 중단해 질병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병의 원인이 생물학적 조직 손상이나 특정 세균에 의한 감염이라면 심리적 확신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마음은 기분 좋은 흥분에서부터 격렬한 분노까지 우리 몸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면역계의 활동이 약화되기 때문에 감기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기 쉽다.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고지혈증이 걸리기 쉽고,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에 걸리기도 쉽다.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기 때문에 편두통, 근육통에 걸리기도 쉽다. 특별한 성격에 따라 특별한 질병에 걸리기 쉬운 것이다.
지은이 장현갑(67) 영남대 명예교수는 '마음 훈련'으로 미세한 뇌구조를 바꿀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많은 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뇌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뇌에는 명백히 정해진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대체로 유전적으로 정해진다는 것이 주류 과학계와 의학계의 통설이었다. 그러나 뇌 스캔이 가능해지면서 이른바 '변화하지 않는 뇌' 이론은 허물어지고 있다. 뇌와 마음과 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마음 훈련을 통해 우리의 뇌와 몸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책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보약으로 사랑, 부모의 따뜻함, 인간관계, 믿음, 신앙심, 명상수행, 행복감, 의료 명상, 이완반응, 초월명상, 마음챙김 등을 들고 쉬운 예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만성통증, 불안과 우울, 암 등 스트레스 관련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명상의 임상적용 효과를 구체적인 데이터와 통계수치로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루뭉술하게 명상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책과 다르다.
장현갑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및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 한국심리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와 가톨릭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완명상법' '스트레스와 심신의학' '몸의 병을 고치려면 마음을 먼저 다스려라' '마음챙김' 등 통합의학서를 발간한 바 있다.
292쪽, 1만3천800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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