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시와 구청은 망월지 두꺼비 대책 세워라

입력 2009-10-14 10:46:19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로 유명한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望月池)가 없어질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망월지 땅주인들이 수성구청에 농업용 저수지 용도폐기 신청을 하고, 허가가 나면 흙으로 메워 다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두꺼비들이 산란지를 잃고 멸절할 가능성이 높다.

망월지는 봄철 온천지에 뒤덮인 두꺼비 새끼를 관찰하면서 생명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2007년 4월 한꺼번에 200만여 마리의 두꺼비 새끼가 인근 욱수골로 이동하는 장면이 발견되면서 전국적인 화제를 뿌려왔다. 최근 서식 환경이 악화하면서 개체수가 올해 10만 마리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생태학적 보고로 자리 잡고 있다.

2년 전부터 망월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두꺼비를 보호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있었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은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아예 망월지가 없어질 상황까지 맞은 것이다. 망월지보다 산란 규모가 훨씬 작은 청주 원흥이방죽은 100억 원을 들여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시민환경단체들이 2년 가까이 점거농성, 단식, 서명운동을 벌인 끝에 나온 결과물이지만 지금은 도심 속 생태공원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대구환경청이 대체 산란지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두꺼비의 습성상 성공하기 어렵고, 망월지를 원래대로 놔두고 두꺼비를 보호하는 게 맞다고 한다.

지주들의 재산권은 분명히 보호해야 한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적극 나서서 지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궁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망월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전국적인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개발은 쉽지만, 생태계는 한번 사라지고 나면 영원히 복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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