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기자간담회에서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지역 간 경쟁이 워낙 첨예해 세종시 문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영남권 지자체 중 부산과 대구경북 등 다른 4개 지자체 간 의견 대립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현 정권의 핵심 인사가 순수하게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믿고 싶다.
그렇지만 그 발언 중에 우려할 점이 있다. 박 수석이 영남권 지자체 간 의견 대립을 마치 세종시와 같은 혼란 상황으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시각이다. 영남권 신공항과 세종시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이다. 세종시 문제는 정부 부처 이전과 관련해 정부의 당초 약속과 효율성 여부를 놓고 빚어진 사안이다. 이는 상당히 정치적인 동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남권 신공항은 정치적인 문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별개의 사안이다. 신공항은 영남권 주민을 위해 경제 논리에 따라 입지를 정하면 되는 문제다. 양쪽 지자체에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입지의 타당성은 경제성과 접근성, 미래 가치 여부에 따라 판단하면 그만이다. 제대로 된 과정만 거친다면 선정 결과에 따른 분란의 여지도 거의 없는 사안이다.
가뜩이나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가 9월에서 12월로 연기돼 의혹을 더해주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실세가 현실과는 다소 어긋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이런 인식은 영남권 지자체 간 대립을 격화시키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신공항 무용론 또는 연기론에 대한 논리만 강화시켜줄 수 있는 것이다. 박 수석이 "남부권 전체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입지를 정할 것"이라고 밝힌 그대로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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