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청송산악마라톤

입력 2009-10-13 11:07:02

산악마라톤은 말 그대로 크게 높지 않은 산을 달린다. 등산과 마라톤의 장점을 합한 레포츠로, 클라이마톤(climbathon)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조깅을 하다가 단거리를 거쳐 마라톤에 도전해서 몇 차례 완주한 이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찾아낸 극한 스포츠다.

40여 년 전 유럽에서 먼저 활기를 띠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도입 이래 10여 개의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 15일까지 신청을 받아, 오는 25일 열리는 제2회 청송산악마라톤은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한 산악마라톤대회인데다 여느 대회와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일반 마라톤대회와 산악마라톤대회의 복합형이란 점이다. 일반 5㎞코스는 보통 마라톤과 다를 것 없이 포장도로를 달리는 순탄한 타입이다. 일반 하프코스는 여기에 크게 힘들지 않는 비포장 산길을 맛보게 된다. 산악 하프코스는 일반 하프코스 막바지에 산길로 빠져 해발 518m까지 가파른 등산로를 치고 올라가는 본격 산악 코스다. 가족이 와서 엄마와 아이들은 일반 5㎞ 코스를, 아빠는 일반 하프나 산악 하프를 달리는 차별화한 구성이 가능하다.

운동과 관광 복합형이란 점도 매력이다. 차로 달기약수탕이 5분, 주왕산이 25분 거리에 있다. 대구에서 참가한다면 간단한 아침식사 후 청송에 도착해 완주한 뒤 유명한 청송 사과와 달기약수 닭백숙을 맛보고 주산지, 달기폭포를 비롯한 주왕산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이 베푸는 색의 잔치도 만끽할 수 있다. 옹점사과단지의 붉디붉은 사과알, 만산홍엽이 이 가을 무대 주연이라면 황톳길과 푸른 하늘, 녹색 솔숲은 친근한 조연일 것이다.

도심과 도시 근교를 달리는 다른 마라톤대회는 일상을 벗어나는 재미가 덜하다. 이와 달리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억새, 인기척에 날아오르는 산새, 완주를 성원하는 코스모스를 벗하며 산속을 달리는 것은 남다른 추억거리다.

신종플루를 걱정하는 요즘 '피톤치드 마라톤'으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청송 대회만의 자랑일 것이다. 청송을 왜 푸를 청(靑), 소나무 송(松)이라고 쓰는지 알겠다 싶을 만큼 펼쳐진 소나무 밀림을 달리다 보면 숲의 자연치유력이 온몸 가득 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청송산악마라톤을 통해 가을을 즐기고,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훈 북부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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