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09 국제로봇페스티벌에 부쳐

입력 2009-10-13 09:37:03

김관용 경북도지사

지금은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IT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빌 게이츠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 "로봇이 PC산업의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 봤다. 로봇이 컴퓨터나 휴대전화처럼 일상생활의 동반자가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한 것이다.

실제로 산업현장에서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로봇이 맡아 온 지 오래되었다. 최근에는 청소로봇이 안방까지 들어오고 배우 김태희를 쏙 빼닮은 로봇이 홍보도우미 역할을 하는가 하면 수술로봇, 간호로봇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로봇들이 속속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머지않아 아이를 돌보는 로봇, 노인을 부축하며 산책도 하는 로봇, 김치 담그고 장 담그는 로봇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만화나 영화에서 재미로 보았던 로봇들이 생활 속의 필수품들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경북 포항에서는 이처럼 우리의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온 로봇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2009국제로봇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기간에는 2009월드로봇올림피아드 개최와 함께 로봇 전문가 포럼을 통한 로봇산업의 육성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능로봇연구소, 로봇체험전시관, 방사광가속기 방문 등 과학문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로봇을 중심으로 우리의 삶과 지역성장의 미래를 묻는 한 마당 축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특히 2009월드로봇올림피아드는 32개 나라에서 1천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다. 첨단과학 한국의 브랜드를 높이고 로봇강국 진입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로봇산업은 IT, NT, 미세기술,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융합의 결정체이다. 경북은 세계적인 수준의 IT산업이 집적되어 있고 로봇관련 연구기관만 20여 곳에 이를 정도로 R&D 역량이 우수하다. 국내 유일의 로봇 전문 독립연구기관인 포항지능로봇연구소와 나노기술집적센터가 있고 방사광 가속기와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 등 가속기클러스터도 구축되고 있다.

로봇문화 확산을 위한 인프라도 속속 갖춰지고 있다. 지난해는 로봇을 직접 체험하고 만져볼 수 있는 로봇체험전시관을 개관하였다. 포항은 우리나라 최초로 로봇도시를 선포하였고, 경북 1호 로봇 '포프(POPE)'를 비롯하여 서비스로봇, 수중청소로봇, 견마로봇, 의료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중이다.

우리 도에서는 로봇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로봇기술은 세계 4위이고 특히 지능형 로봇은 선진국과 1~2년의 격차 밖에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반도체 신화'에 못지않은 '로봇 신화'를 다시 한번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로봇페스티벌은 이러한 과학경북, 로봇경북의 꿈을 담아 세계로 보내는 비전이고 메시지다. 우리의 로봇공학도들과 세계의 청소년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꿈을 공유하는 이번 행사에 관련 기업체, 전문가, 학생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회에 참가한 외국 청소년들은 '경북 포항' 못지않게 'KOREA'를 기억할 것이다. 준비는 현장이 있는 지방에서 하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국민적인 성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함께 할 때 로봇강국의 꿈은 한결 가까워질 것이다. 누가 아는가, 로봇페스티벌 현장에 오면 로봇과 함께 춤을 추게 될지, 로봇의 무쇠팔이 우리 경제를 번쩍 들어 일으켜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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