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기능대회 메달 싹쓸이, 기능올림픽 지역 첫 메달
12일 오전 10시 대구 동구 효목동 동부공업고등학교 자동차 도장 작업실. 방독면을 쓴 눈매가 매섭다. 하얀색 방진복을 입고 기마 자세를 한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수평으로 뻗은 팔을 좌우로 옮길 때마다 작업대에 가로놓인 차량 앞판이 붉게 물든다. 다른 작업대에선 마모 공정이 한창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샌딩 기계가 자동차 앞판에 닿자 회색 분진이 일어난다. 분진은 이내 사라진다.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와 바닥 분진 흡입 장치가 남김없이 분진을 빨아들인다. 마모 작업이 끝난 자동차 앞판은 도장 작업대위에 올려져 옷 갈아입기를 반복한다.
자동차 특성화 학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동부공고가 도장 분야 대구시 기능대회에서 2년 연속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다. 자동차 1급 정비 공장을 능가하는 최신식 설비를 갖춘 데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도장 장인을 겸임교사로 초빙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부터 동부공고 현장 지도를 맡고 있는 김사용 겸임교사는 "동부공고는 여느 자동차 정비공장보다 도장 설비와 환경면에서 우수하다"며 "도장 작업 완성도를 높이는 적외선 건조 시설에다 인체 유해물질을 흡수하는 공기 정화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고 했다. 김 교사는 도장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에 반해 아들을 이 학교에 입학시켜 대를 잇게 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낭보가 날아들었다. 3학년 박성훈(18)군이 '제44회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서 지역 최초로 도장 분야 동메달을 딴 것.
앞서 전국 평균 80여%의 합격률을 보이는 보수도장기능사 시험에선 올해 응시자 35명 전원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구 6개 공립공업고등학교 중 최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동부공고에 입학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큰 성과다.
조항철 모터테크 기능훈련지도 교사는 "앞으로 자동차 시장이 개방되면 도장 분야에 독보적 기술을 가진 기능인 양성이 절실하다"며 "도장 분야에서 다소 뒤져 있는 대구가 지금은 다른 시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기술 숙련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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