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들 "음악으로도 봉사해요"

입력 2009-10-10 08:30:00

청송경찰서 6인조 색소폰 밴드 공연

청송경찰서 소속 경찰관 6명으로 구성된
청송경찰서 소속 경찰관 6명으로 구성된 '청음회'가 8일 청송읍사무소 공원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8일 저녁 경북 청송읍사무소 공원. 흥겹고 때론 구성진 색소폰 소리가 가을밤의 정취를 한층 더 깊게 했다. 청송경찰서(서장 최석환)소속 경찰관 6명으로 구성된 색소폰 동호회 '청음회' 공연이 열렸기 때문.

오프닝 음악인 '별이 빛나는 밤에'가 연주되자 나들이 나오거나 공원에서 운동하던 주민 300여명이 무대 주변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청송읍사무소에서 마련한 의자뿐만 아니라 잔디광장에도 신문지를 깔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였다.

이어 '인연' '당신의 의미' 등 귀에 익은 가요 20여곡이 연주될 때마다 청중들은 박수를 치거나 함께 따라 부르며 앙코르를 외쳐댔다.

이들의 음악봉사에 행여 질세라 청송서 여성 경찰관들도 나와 청소년과 주민들에게 안전운행 로고가 찍힌 휴대용 손소독기와 홍보 전단지를 배부하는 등 교통법규 준수 캠페인에 열을 올렸다.

이 무대를 지켜본 청송군의회 강경탁 부의장은 "운동 삼아 자주 공원에 나오는데 색소폰 공연까지 덤으로 보게 되니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농촌지역에서 보기 힘든 색소폰 연주로 청소년은 물론 주부들에게 기분 좋은 밤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부 김경미(53'청송읍)씨는 "경찰관들의 변신에 놀랐다"면서 "섬김과 봉사라는 공직자 본연의 임무뿐 아니라 음악을 통해서도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며 "딱딱한 모습보다는 부드러운 음악으로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니 한결 흐뭇하다"고 말했다.

청음회는 음악활동을 통해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친숙히 다가간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6년 청송경찰서 소속 경찰관 20명으로 출범했다. 그러다 취미 생활과 여가시간 활용을 계속해오던 경찰관들이 색소폰 밴드를 결성하면서 비롯됐다. 불규칙한 근무시간을 쪼개 매주 한두 차례 경찰서 지하 연습실에서 모여 기량을 연마해 왔다. 지금까지 청송군 내 크고 작은 행사는 물론, 불우이웃돕기 기금모금 연주회, 경로당 등 소외계층에 대한 연주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청음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배영석 경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뜻을 같이하고 있는 멤버들과 늘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서장님 이하 동료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면서 "힘 닿는 데까지 음악을 통해 군민들과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석환 서장은 "농촌지역이라 별다른 예술 행사가 없었는데 소속 경찰관들이 음악으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고자 노력하는 이러한 모습이 이처럼 따뜻하게 느껴질 수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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