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동양학의 이해 코드인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이 주목되고 있다. 음양오행설은 우주의 순환질서와 자연변화의 원리, 과학적 지식, 인생의 지혜, 종교적 신앙까지 내포하고 있는 사상이다. 표방하는 자연관은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존재들이 상호유기체적인 관계에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동양에서 우리 주위의 만물을 하나로 포괄하는 원리로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민족의 사고유형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음양오행 사상思想)은 조화와 통일을 강조한 세계관으로 한국사상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현재까지 한의학 분야에 있어서는 근본사상이며 자평명리학, 풍수지리, 음악, 건축, 무용, 의복, 음식에까지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한국문화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음양이 합하여 이루어진 태극은 한국인이 예로부터 건물, 가구, 일상용품에 애용하는 문양이다. 그것은 전통시대에 한국을 상징하는 깃발에 들어갔고 오늘날에도 대한민국의 국기로 이어지고 있다.
오행설에 따라 유난히 5를 좋아했던 민족이 우리민족이다. 부여와 고구려의 5부족, 고구려의 중앙의 5부와 지방의 5부, 백제의 5부5방제의 행정구역, 통일전 신라의 지방 5주제, 발해의 5경 제도, 조선의 한양을 5방으로 나눈 것과 장시가 5일장으로 열린 것 등이 오행설과 관련이 있다. 오행설은 상생과 상극의 원리 속에서 우주만물이 생성, 변화, 발전한다는 이론이지만, 한국인은 토(황제)-목(하)-금(은)-화(주)-수(진)-토(한)로 상극적이고 투쟁적인 중국보다 평화적인 상생의 측면을 선호한다. 그래서 사람도 상생의 순서에 따라 태어난다고 보아 목→화→토→금→수의 원리로 이름을 짓는다. 이것이 항렬인데 예를 들어 조부대에 흠(欽)과 같이 쇠금(金)변으로 이름을 지었으면 아들대의 항렬은 연(淵)과 같이 물 수(■)변이 들어가게 짓고, 손자대는 동(東)·상(相)·식(植)자와 같이 나무목(木)변이 들어가게 작명을 한다.
한편 왕조의 교체도 상극의 논리인 중국과 달리 상생논리로 이해하여 신라는 금, 후고구려와 고려는 수, 조선은 목의 왕조로 인식해 각 왕조는 이를 상징하는 9, 6, 8의 숫자를 애용하였다. 예를 들어 박-석-김으로 왕위가 교체되다가 김(金)으로 왕위가 세습된 신라는 금(4, 9)을 선호하였는데, 지방의 행정구역을 9주5소경으로 개편하고, 중앙의 군사도 9서당으로 편재하여 금의 왕조임을 나타내었다. 수는 후고구려와 고려가 사용하여 후고구려의 연호를 수덕만세(水德萬歲)로 사용했고, 고려는 전국을 6도(5도 양계)로 나누었다. 또한 숙종때 수도를 개경에서 지금의 서울인 남경으로 천도하고자 하였으나 남경의 주인은 목성을 가진 자가 주인이 된다는 설 때문에 수도를 옮기지 못하였다. 인종때 일어난 이자겸의 난(1126년)도 목성인 이씨로 정권을 잡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목성을 가진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창건하게 된다.
목(木, 3·8)을 표방한 조선은 유난히 3자를 선호했는데. 3정승(영의정·좌의정·우의정), 삼사(홍문관·사헌부·사간원), 삼법사(형조·사헌부·한성부), 3년마다 자(쥐띠해), 오(말띠해), 묘(토끼해), 유(닭띠해)년에 과거를 보는 식년시를 시행하고, 전국을 8도로 나눈 것과 장시가 5일장으로 열린 것은 모두 음양오행설과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오행을 오상(인·의·예·지·신), 방위(동·서·남·북·중), 빛깔(청·백·적·흑·황), 짐승(청룡·백호·주작·현무·황룡), 오장(간장·폐·심장·신장·비장)과 관련시켜 받아들이는 자세도 매우 진지했다.
혜명동양학연구원(http://cafe.daum.net/hyem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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