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2연패냐, 양키스·다저스냐

입력 2009-10-08 08:50:22

美 메이즈리그도 포스트시즌 돌입

2009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에는 어느 팀 로고가 새겨질까. 국내에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에서도 8일 가을 잔치가 시작됐다. 박찬호의 소속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할지, 동·서부 최대 도시의 연고팀이자 전통의 명문인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패권을 차지할지 등 화젯거리가 다양하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각 지구 1위팀과 와일드카드를 얻은 팀이 벌이는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필라델피아와 콜로라도 로키스,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디비전시리즈를 갖고 아메리칸리그에선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LA 에인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맞선다.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는 3년 전 콜로라도의 10월 돌풍에 말려 디비전시리즈에서 완패한 아픔이 있다. 전력상 필라델피아가 낫지만 불펜이 불안한 것이 흠. 선발 원·투 펀치인 클리프 리와 콜 해멀스도 최근 흔들렸다. 필라델피아의 우세가 점쳐지나 방심은 금물. 부상으로 디비전시리즈를 거르는 박찬호의 활약상을 지켜보려면 분위기를 잘 타는 콜로라도의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라델피아는 8일 홈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투수 클리프 리가 6피안타 1실점으로 완투한 데 힘입어 콜로라도를 5대1로 이겼다.

다저스의 조 토레 감독이 2년 전 자신을 내친 양키스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선 일단 월드시리즈에 발을 들여 놓아야 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들이 높다. 크리스 카펜터, 아담 웨인라이트가 마운드를 지키고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가 공격을 이끄는 세인트루이스는 강적.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 다저스로선 다행이다. 세인트루이스를 제친다 해도 강호 필라델피아나 콜로라도가 기다린다.

양키스는 9년 만의 패권 탈환을 꿈꾼다. FA(자유계약 선수) 계약으로 선발 투수 C.C 사바시아와 A.J 버넷, 거포 마크 테셰이라를 보강해 30개 팀 중 정규시즌 최고 승률(0.636)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질주에 힘입어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쥔 미네소타는 전력상 양키스에 뒤진다. 게다가 조 마우어와 함께 타선의 핵을 이루는 저스틴 모어노가 빠져 양키스를 저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양키스로선 다음 상대가 부담스럽다. 양키스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보스턴과 에인절스는 선발 투수진이 준수한 편이고 짜임새 있는 공격력도 갖췄다. 더구나 보스턴은 양키스와 오랜 앙숙 관계이고 에인절스는 번번이 보스턴에 밀려 디비전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양키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누가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오든 양키스로서는 편치 않은 상대일 수밖에 없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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