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전문센터](25)대구파티마병원 기흉센터

입력 2009-10-08 08:51:51

직장인 정모(28)씨는 가끔씩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은 줄었지만 많이 걸을 때나 계단을 오를 때는 답답함이 심해졌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던 터라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호흡이 곤란하고 참을 수 없는 가슴 통증이 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정씨는 가슴에 공기가 차는 병인 '기흉' 진단을 받았다.

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고 이로 인해 늑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차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응급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대구파티마병원 기흉센터는 1996년 흉부외과 개설 후부터 국내외에 기흉 관련 연구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또 최신 수술법을 도입해 수술과 입원기간을 줄이고 여러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해 기흉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가슴통증과 호흡곤란=기흉은 흔히 '허파에 바람이 든다'고 잘못 알려진 질병이기도 하다. 이 질환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서 발생한 공기주머니(기포)가 터지면서 흉막 공간에 공기가 들어가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찌그러진 것을 말한다. 주로 위쪽 폐의 표면에서 발생한 기포가 터지면서 허파 내부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새나가게 된다. 이때 폐에서 빠져나온 공기가 폐와 심장 혈관을 압박해 갑작스런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흉통은 운동과 관계없이 생기는데 보통 24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호흡곤란은 폐질환이 있거나 기흉의 정도가 큰 경우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운동할 때 약간 불편할 정도의 호흡곤란이 생긴다. 하지만 폐질환으로 폐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작은 기흉에도 호흡곤란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자연기흉은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야윈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중에는 흡연을 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최신수술법 개발'공동연구 박차=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흉관삽입술을 시행한다. 기흉센터는 국내 처음으로 직경 4㎜의 작은 흉관을 자연기흉 치료 때 사용해 통증을 줄여준다. 재발 방지를 위해 기흉 수술 때 흉막유착술을 많이 시술한다. 이 경우 수술 뒤 흉통 악화, 출혈, 흉부 불편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흉센터는 자연기흉의 근본적 치료인 폐기포 절제수술 때 조직접착제(의료용 글루)로 폐기포 절제봉합선을 보강하는 수술법으로 재발률을 줄이는 한편, 일차성 자연기흉인 경우에는 수술 후 1~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도록 한다.

기흉센터는 또 고감도의 굴곡흉강경으로 시술해 내시경 수술의 단점인 '사각지대'를 없애고 3차원 영상으로 수술해 기흉의 원인이 되는 폐기포의 절제를 더 쉽게 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서울대 분당병원, 경북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연세대영동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국내 10개 대학병원과 함께 '원발성' 자연기흉 치료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기흉센터 관계자는 "2000년 4월부터 폐기포 절제술과 동시에 폐첨부 및 폐기포 절제부위에 조직접착제를 발라 흉막유착술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며 "이런 수술법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방법으로 흉부외과 학회에 보고됐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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