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무역수지 연속 흑자 '고환율·원자재값 하락 덕분'

입력 2009-10-06 09:12:17

5개월 연속 흑자 '8년적자' 탈출

2001년 이후 8년 동안 적자를 지속하던 포항의 무역수지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함에 따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8년 만의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6일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철강제품 및 철강 원자재 가격 하락세 지속이 포항의 무역수지 주요 흑자요인으로 분석했다. 여기다 최근 세계경기 회복 조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환율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급등, 3월에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의 1,701.5원 이래 최고치인 1,453.4원을 기록하면서 고환율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들어 4월 이후 세계경기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증대됨에 따라 포항의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출 회복을 뒷받침한 것도 요인이다. 이와 함께 포항은 철강제품 수입이 수출보다 많았던 탓에 금융위기 이후 국제 철강가격 하락세가 수출로 이어져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의 수입 중 30, 40%를 차지하는 철강 원자재(유연탄·철광석) 가격의 하향 안정세도 수입 확대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수입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환율이 낮아지고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포항의 무역수지는 다소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포항 기업들은 환율, 세계경기 등 외부요인의 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원가절감 등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으로 체질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포항의 무역수지 흑자는 기업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외부여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여서 향후 이 같은 여건 중 일부라도 해소될 경우 다시 만성적인 적자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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