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들 투지·끈질김으로 김승현 빠진 1,2R 최선"

입력 2009-10-06 08:58:11

김남기 대구 오리온스 감독

"모두 함께 하는 농구,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농구, 끊임없이 움직이는 농구를 보여주겠습니다." 프로농구 2009-2010시즌 개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 오리온스의 새 사령탑 김남기 감독이 내민 출사표다. 2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오리온스는 김 감독을 맞아 팀 체질 개선을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5일 대구체육관에는 오리온스 선수들이 지르는 함성 소리와 농구공이 튀기는 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기초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쉴 틈도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공격과 수비 훈련을 반복했다. "그래, 잘했어. 그런 식으로 하라고." "잠깐! 그럴 땐 네가 빈 자리로 뛰어 들어가야지." 반바지에 농구화 차림새로 코트에 나선 김 감독은 수시로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와 (김)승현이에 의존해온 타성을 버리게 만드는 것이 어려웠어요." 3시간여에 걸친 훈련이 끝난 뒤 만난 김 감독이 던진 첫 마디였다.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에도 전력상 하위권에 가깝다. 하지만 김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투지 넘치고 끈질긴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 특히 신예들을 폭넓게 기용할 겁니다. 당장 성과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해선 변해야 삽니다."

오리온스로서는 1, 2라운드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이번 시즌 성적의 관건. 이면 계약 파문으로 주전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1, 2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드진이 강하지 못한 데다 수동적이었던 선수들의 움직임이 쉽게 좋아지지 않으니 경기가 매끄럽지 못하게 흐르는 경우가 잦죠. 1, 2라운드에서 5, 6승만 챙길 수 있어도 시즌 후반 승부를 걸어볼 만한데…."

시즌 초반 운영의 열쇠는 허버트 힐이라는 것이 감 감독의 지적이다. "힐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력을 지녔죠. 힐이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는 틈을 이용해 안팎으로 패스를 이어주는 등 얼마나 영리한 플레이를 하느냐가 승부의 핵심입니다." 부활을 꿈꾸는 정훈과 최승태, 각각 뛰어난 슈팅 능력과 승부 근성을 지닌 '신인 듀오' 허일영과 김강선도 김 감독의 기대주들이다.

김 감독이 오리온스를 조련한 지도 4개월. 오리온스가 완전히 탈바꿈하기에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는 김 감독도 이미 예상한 부분이다. "어차피 쉬우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폭넓게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생각은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며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에 충실하고 투지와 패기가 살아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 그래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는 것이 김 감독의 다짐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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