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의 '오페라 人패션'으로 문을 연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두 번째 프로그램이었던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투란도트'가 전석 매진되는 대성공에 힘입으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필자가 오페라 작곡가여서 오페라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과 음악뿐 아니라 연출, 조명, 무대 운영, 그리고 기획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살피다 보면, 참으로 오페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완벽한 악기인 오케스트라를 비롯해서 성악과 현대적 기술 발달의 혜택까지 한꺼번에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신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무대가 열릴 날을 기다리고 있는 여러 작품들에도 관심을 가져봄 직하다.
큰 축제들과 넘쳐나는 음악회들, 그리고 추석 명절을 비롯한 주변 환경의 어수선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놓치기에는 아까운, 의미 있는 두 연주회를 소개한다. 7일에 있을 제20회 현대피아노음악연구회 정기연주회와 12일에 열리는 권언수 교수 정년퇴임 기념 헌정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음악인의 사명을 짧게 적어보라면 과거의 것을 연구하여 더 좋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과 현존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현대 사회의 문화와 현상, 그리고 사상을 음악으로 현상화시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돌다리를 놓는 일, 그리고 이 일들을 지속적으로 계승해 나갈 후학들을 양성하는 일일 것이다. 현대피아노음악연구회는 앞서 제시한 사명 중 계승, 발전과 현대적인 것의 발굴과 현실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피아니스트들과 작곡가들이 동등한 자격의 회원으로 참여, 활동하는 단체이며, 꾸준한 활동을 통해 이미 상당한 성과가 누적되고 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두 곡의 외국 작품들과 작곡가 회원들의 작품 여섯 곡을 13명의 피아니스트 회원들이 연주하게 된다. 그리고 음악 마니아들에게 일반적으로 작용하는 '현대 음악은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이 음악회는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은 현대적 서정성과 위트, 아름다움과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권언수 교수 정년퇴임 기념 헌정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음악인의 교육적 사명과 연관하여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권 교수는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1회 졸업생으로서, 학사 과정부터 오르간으로 시작하여 석사 과정을 거쳐 파이프오르간의 본고장인 독일에 유학한 후 오르가니스트와 교수로 활동해 온 대한민국 파이프오르간 음악가 1호이다. 1989년에 계명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대구에 오르간 음악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고 성장시켜온 대구 오르간 음악의 대모이며, 전국적으로도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와 한국교회음악학회의 중심에서 오르간 음악 분야의 발전에 기여해 온 음악인이자 교육자이다. 이번 음악회는 제자들이 준비하여 스승의 퇴임을 기념하는 헌정 음악회로서 계명대학교의 권 교수 문하에서 배출된 1회 졸업생인 주부 제자를 포함하여 다섯 명의 제자들이 헌정연주를 하게 되며, 마지막 순서는 권 교수의 답례 연주로 흠멜의 '알렐루야'가 연주될 예정이다. 파이프오르간과 교회 음악, 그리고 대구 음악의 뿌리와 현주소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연주회이다.
작곡가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