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노인들과 함께하는 새벽별 눈망울
"외로워 마세요. 우리들이 있으니까요."
30일 오후, 효성초등학교 학생 100여명과 학부모들이 학교 인근의 달서구 송현동과 성당동에 거주하는 홀몸노인들을 찾아나섰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반 학급회장과 부회장으로 구성된 이들의 고사리손에는 저금통을 털어 모은 돈으로 마련한 성금과 내복 등의 선물이 들려 있었다.
효성초등학교는 10년째 인근 지역의 홀몸노인을 방문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학기 초 학생들에게 저금통을 나눠주고 이를 통해 마련한 성금을 홀몸노인에게 전달해 오고 있는 것. 올해는 본동사회복지관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홀몸노인 18명과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를 해 주시는 노인회 회원 3명 등 모두 21명에게 42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모(76·달서구 성당동) 할머니는 "늘 혼자 지내 명절 때만 되면 마음이 허전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아이들이 이렇게 찾아와주니 고맙기 그지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이들에게도 이날 방문은 좋은 공부가 됐다. 다들 들뜨고 즐거운 명절, 소외된 이웃을 돌아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몸소 배운 것. 학생회장 백창현(12)군은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가족도 없이 폐지를 주워가며 어렵게 살고 계신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그래도 학생들이 모은 성금으로 이렇게 선물을 전달해 드릴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또 학생들은 평소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 자원봉사를 해 주시는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청솔노인회 회원 3명의 집도 직접 방문했다. 학교가 길가에 위치해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김한만(76) 노인정 회장과 김일곤(74)·김말남(76·여) 총무 등 3명이 자발적으로 교통지도를 해 주고 있는 것. 학생들은 "평소 늘 등하교 시간에 우리를 위해 고생해 주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추석 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어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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