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는 짧지만 안방극장은 풍성한 영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사흘 연휴기간 중 20편의 국내외 영화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기왕에 보려면 후회 없는 작품을 고르는 게 좋다. 포털사이트 네티즌 평점에 따라 영화를 나누었다. 20편 중 12편은 영화 평점이 8.0점을 넘는 나름대로 뛰어난 작품들. 방송시간이 대부분 자정을 넘어서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놓치면 아까운 영화
테이큰(영화 평점 9.20)=2008년작 액션·스릴러 영화.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 킴(매기 그레이스)은 특수요원 출신인 아버지 브라이언(리암 니슨)과 통화를 하던 중 납치당한다. 아무런 이유도 단서도 없다.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작전을 펼친다. 딸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납치된 여성이 한두 명이 아님이 드러나고, 범죄집단과 일생일대의 사투를 시작한다.
즐거운 인생(9.15)=2007년 9월 개봉한 한국 영화. 20년 전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해체된 록밴드 '활화산'의 멤버들은 이제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한 명은 백수로, 다른 사람은 택배 및 대리운전 기사 등으로 살아간다. '활화산' 리더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사는데 회의를 느낀 멤버들은 어렵사리 다시 밴드를 시작하기로 결심하는데. 하지만 마음만으론 쉽지 않다.
쥬만지(9.15)=13년 전인 1996년 1월 개봉작. 1969년 한 신축 공사장에서 이상한 북소리가 들려오고 아이들은 나무로 만들어진 이상한 게임판을 발견한다. 게임을 하던 아이는 그만 마법에 의해 게임판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30년 가까이 지난 1995년 주인공 아이들은 새로 이사온 다락방에서 이상한 북소리를 듣게 되고, 그곳에서 먼지에 쌓인 나무 게임판을 발견한다.
브루스 올마이티(9.09)=짐 캐리 주연의 2003년작 코미디 영화. 별 볼일 없는 취재거리가 전부인 한 지방 방송국의 뉴스 리포터인 브루스. 유명 앵커가 되는 것이 꿈인 그에게 어느 날 멋진 취재거리가 찾아온다. 하지만 방송 직전 그는 라이벌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하늘을 향해 정신없이 욕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스스로 신(神)이라고 말하는 한 청소부를 우연찮게 만나는데.
울 학교 이티(9.00)=2008년 9월 개봉한 따끈따끈한 코미디 영화.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영문고 체육교사 천성근(김수로)은 촌지 받는 게 취미이고, 학생들 싸움판을 찾아내 10만원 내기를 걸고 심판보는 게 부업이다. 치열해지는 입시전쟁을 치르기 위해 영문고는 체육교사를 자르고, 영어교사로 대치하려는 초강수를 둔다. 우리의 천성근은 과연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까.
◆보고 나면 후회없는 영화
워낭소리(8.66)=올 1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는 무려 마흔살. 어느 날 최 노인은 소가 올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
올드미스 다이어리(8.57)=2007년 3월 개봉 코미디. 서른두살 나이에도 불구하고 푼수끼로 따지자면 국가대표급인 최미자. 지루한 일상에 종지부를 찍을 사건이 발생하는데. 바로 버릇없다고 늘 욕하던 꽃미남 지 PD에게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린 것.
와호장룡(8.48)=이안 감독의 2000년작. 19세기 청조 말렵 혼란기의 중국.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무바이(주윤발)와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 여무사 수련(양자경)과의 사랑 이야기와, 대나무 숲의 무술 대결이 인상 깊은 수작 중의 수작.
마스크 오브 조로(8.35)=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1998년작. 스페인의 폭정을 막기 위해 나선 조로. 마스크와 검, 채찍으로 무장하고 칠흑빛 종마 토네이도를 탄 새로운 조로가 멕시코인들에게 정의를 돌려주기 위해 독재자에 맞선다는 이야기.
언더 더 세임 문(8.14)=2008년 10월 개봉한 감동의 드라마. 멕시코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9세 소년 까를리토스(아드리안 알론소)는 LA로 일하러 간 엄마 로사리오(케이트 델 까스틸로)가 하루빨리 자신을 데려가주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갑작스럽게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게 된 까를리토스는 국경을 넘어 1천500㎞ 떨어진 LA로 엄마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스카우트(8.12)=2007년 11월 개봉한 코미디. 라이벌 대학에 3연패의 치욕을 당한 한 대학 야구부의 직원 호창은 초고교급 괴물투수 선동열을 스카우트해 오라는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광주에서 만난 것은 선동열이 아니라 7년 전 헤어진 연인인데.
바르게 살자(8.04)=2007년 10월작 코미디 영화.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은 유례없는 은행 강도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민심도 얻고, 야심도 채우려는 뜻. 하지만 어수룩하게 봤던 교통과 순경 정도만(정재영)이 강도로 발탁되면서 훈련이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안 봐도 별 아쉬움 없는 영화
쏜다(7.56)=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2007년작 코미디. 어느 날 아내에게 이혼 통지를 받고, 회사에선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성실남 박만수와 제멋대로 살아가지만 병든 어머니의 병원비를 위해 죄짓고 제 발로 교도소 가는 불량 백수 양철곤의 이야기.
좋지 아니한가(7.34)=2007년작 코미디 영화. 고개 숙인 아빠, 허리띠 졸라맨 엄마,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아들,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딸, 그리고 묻어가는 백수 이모까지. 한 집에 모여 살지만 공통분모라고는 전혀 없는 심씨네 가족 이야기다.
최강 로맨스(7.10)=현영과 이동욱 주연의 2007년 코미디 멜로 영화. 정의감이 투철한 형사 강재혁과 펜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혈 기자 최수진. 소매치기를 쫓던 재혁이 길거리에서 어묵을 먹던 수진과 부딪히면서 둘의 만남은 시작되는데.
적벽대전 2(7.08)=올 1월에 개봉한 오우삼 감독의 중국 블록버스터. 유비의 책사 제갈량은 손권과의 동맹에 극적으로 성공하고 주유와 함께 조조군을 크게 물리친다. 연합 진영에 크게 패한 조조는 진영을 가다듬고, 최후의 전쟁을 위해 출격한다.
◆정말 심심할 때 볼 영화
적벽대전1(6.79)=2008년 7월작 중국 액션 영화. 위·촉·오 삼국이 대립하던 서기 208년 중국. 천하통일을 위해 대륙을 피로 물들여가던 조조. 그에 맞서는 유비와 손권. 그리고 책사 제갈량과 주유의 기적적인 연합세력 결성으로 세기의 전쟁이 시작된다.
DOA(6.40)=2006년작 독일·영국 합작 액션 영화. 전 세계 파이터들이 모여 승자를 가리는 DOA(Dead Or Alive)경기. 전세계 파이터들은 나름의 목적을 갖고 경기에 참여하고,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자 DOA에 숨겨진 음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마강호텔(4.96)=2007년작 코미디 액션 영화. 조직 간 다툼으로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은 조폭 일당. 일터로 복귀할 유일한 방법은 쓰러져 가는 '마강호텔'을 찾아가 미수금을 받아오는 것뿐. 호텔 역사상 유례없는 신개념 고객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사랑하니깐 괜찮아(4.42)=지현우, 임정은 주연의 2006년작 멜로 드라마.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고 얼굴까지 받쳐주는 완벽한 킹카남 민혁과 여자 화장실이 만원이라며 남자 화장실로 찾아온 당찬 여고생 미현의 좌충우돌식 러브 스토리.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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