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 지음/허지은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왕자의 특권/아멜리 노통브 지음/허지은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1992년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화제를 모은 이후 매년 신간을 펴내는 아멜리 노통브의 최신작. 전작들보다 가볍지만 기상천외한 발상은 여전하다.
주인공 밥티스트는 낯선 사람이 찾아와 자기 집 거실에서 느닷없이 죽자 그의 신원을 훔친다. 죽은 올라프 질더는 베르사유에 살며 재규어를 몰던 부자였다. 밥티스트는 올라프 질더가 되어 그의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고급 샴페인을 마시는 호화로운 삶을 살게 된다. 두 주인공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결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탐정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소설의 결말은 해결되는 것이 많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다.
'왕자의 특권'은 절대적인 권력을 의미한다. 집과 은행 사이에 지하 터널을 뚫고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올 수 있는 특권, 돈으로 현대 미술의 가치를 쥐락펴락하는 특권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최근 세계적인 은행들의 행태에서 보듯이 공적 자금이 파산해도 개인은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특권을 꼬집고 있다. 사기꾼 밥티스트는 "지그리드와 나는 지구상에서 제일 가는 강대국들의 경제 논리를 개인 차원에서 재현해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진 빚은 알 바 아니었다. 우리는 왕자의 특권, 면책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고 말한다. 192쪽, 1만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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