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오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제40대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정 신임 총리는 어제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뒤 "대통령을 보좌해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경제 활성화, 국민 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소감이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예상과 달리 상처를 입었다. '세종시 소신 발언'에 대한 반감으로 야당이 감정적으로 나온 점도 컸지만 일반에 알려진 도덕성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의혹들도 여럿 있었다. 본인의 해명에서 선뜻 수긍 가지 않는 부분들은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준 것이다. 세종시는 정치적 공방의 영역으로 돌리더라도 도덕적 흠결은 전적으로 본인의 문제다. 자기관리에 충실하지 못한 점들은 앞으로도 뼈아프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제 국회 표결에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했다. 향후 험난한 국회와 내각 관계를 시사하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혹독한 검증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가 물러날 때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것이다. 이런 야당 태도는 생각해 볼 일이다. 야당은 표결 불참으로 자기의사를 표명했다. 그것으로 끝이어야 한다. 정해진 절차를 거쳐 취임한 총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페어플레이가 아닌 것이다. 이제는 국무총리 업무 수행을 놓고 따질 단계이지 취임 자체의 시비는 온당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청문회에서 '민주당 저격수'였던 김모 의원이 1억 원을 받은 뇌물죄로 금배지를 떼는 것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드는 터다. 어쨌든 정 신임 총리는 이제부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본인이 자랑하는 경제 실력으로 나라를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할 일이다. 그게 자신을 믿고 총리에 앉힌 국가에 보답하는 길이다. 또한 청문회를 지켜보며 실망했을 사람들에게 신뢰를 갖게 하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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