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무죄선고, 딸 결혼…이강철 前수석 '겹경사'

입력 2009-09-25 10:18:59

"감옥서 보낸 청춘…진실 밝혀져 기뻐" 보상금 20억가량 받을 듯

지난 5월 2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 후 기자회견을 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지난 5월 2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 후 기자회견을 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청춘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가정도 풍비박산(風飛雹散) 났습니다.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쁩니다."

35년 전 민청학련 사건과 이듬해 인혁당 사건에 연루돼 15년형을 선고받은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 사회수석이 24일 서울고법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임시규)는 이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 전 수석 등 12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또는 면소를 선고한 것이다.

이 전 수석은 무죄 선고 직후 매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당시 유일한 저항 세력은 재야·학생·종교계 밖에 없었고 이를 누르기 위해 군사정권은 중앙정보부를 앞세워 악랄한 고문을 통해 인혁당 사건이 만들어졌다"며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국가 공권력에 의해 개인과 가정이 파괴되는 현실이 바뀌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수석은 또 친노 신당 창당 작업과 관련 "신당에 대해 국민이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현재 어수선한 정치권을 바로잡기 위해선 신당도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죄 판결로 인해 이 전 수석은 개인적 명예회복은 물론 본인과 가족 명의로 20억원 가까운 보상금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판결과 함께 그는 겹경사가 생겼다. 12월 4일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은행원인 장녀 이선정(27)씨의 결혼이 예정돼 있는 것. 7년간의 연예 끝에 회사원과 결혼하는 딸을 지켜 보면서 "물불 안 가리고 사회정의를 위해 뛰어들던 젊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빨리 흘러가는 세월이 마냥 섭섭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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