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들여다 보기] 남성 아이돌 그룹 수난시대

입력 2009-09-24 11:25:59

연예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연예기획사 SM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수만'이하 SM), JYP 엔터테인먼트(대표 박진영'이하 JYP), YG 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이하 YG) 빅3 기획사들이 저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인 동방신기 멤버 중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는 7월 말 전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수익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증거보전 신청서도 제출했다.

양측 모두 재판부가 제시한 합의 기일이던 이달 11일 추가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고 재판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세 멤버와 소속사 측은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측은 지난달 21일 합의를 권고한 바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처와 후유증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멤버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SM측이 본 소송을 제기해 또다른 갈등이 야기될 것이고,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멤버들은 다시 SM 소속가수로서 활동해야 한다. 이때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유지할지조차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동방신기 팬들은 동방신기 팬들을 지지하며 SM측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의 동방신기 팬들은 동방신기 해체를 막아달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는 드라마 '맨땅에 헤딩'에 출연 중이고 그룹의 막내 최강창민 역시 소송에 참가하지 않았다.

JYP 역시 2PM의 재범 탈퇴 사태를 겪으며 팬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2PM의 리더 재범은 몇 년 전 자신이 쓴 한국 비하성 글이 논란이 되면서 며칠 만에 팀을 탈퇴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박진영은 재범을 영입한 이유와 배경, 처음 만났을 때 재범의 모습 등에 대한 글을 써 공개했지만 팬들에겐 충분치 않았다. 2PM은 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조직적으로 탈퇴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JYP를 상대로 보이콧까지 선언했고 사옥 앞에 집결해 재범 탈퇴 철회를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팬연합은 또 재범을 지지하는 서포터스 UCC를 유투브에 올려놓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재범을 위한 구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YG는 얼마 전 솔로로 나선 그룹 빅뱅의 리더 G드래곤의 표절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앨범 타이틀곡 '하트브레이커'가 미국 힙합 가수인 플로라이다의 '라이트 라운드'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빅뱅은 이전 앨범에서도 표절 의혹에 시달린 적이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YG는 JYP, SM과는 달리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덕분에 '하트브레이커' '소년이여' 'Hello' 등 G드래곤 앨범에 수록된 상당수 곡들이 가요 프로그램과 음원 사이트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래저래 남성 아이돌 그룹의 수난시대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한 단발성 문제는 아니다. 닉쿤, 택연, 재범 등 해외파를 적극적으로 팀에 영입해왔던 JYP는 이번 사태를 통해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막강한 프로듀서진을 구축하고 있는 YG측으로서도 표절 논란은 그 자체로도 자존심의 상처가 되고 있다. 연습생을 조기 발굴해 오랫동안 훈련시켜온 SM은 동방신기뿐만 아니라 H.O.T와도 계약 관련 분쟁이 있었다. 소속사 가수를 키우는 방식 자체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가수와 기획사가 탈퇴나 소송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어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그러나 그 이전에 그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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