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새마을 박람회의 한계와 반성

입력 2009-09-23 10:52:21

새마을운동을 재조명, 국민통합과 의식개혁을 통한 녹색성장 운동으로 이어갈 목적으로 구미서 열린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가 22일 막을 내렸다.

주최 측은 "녹색 새마을운동의 대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감동과 찬사로 가득한 세대초월의 공감 박람회로 문화박람회, 안전박람회로 손색없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과 주한 외교관 등 외국인 2천여명과 30만명 넘는 관람객 기록으로 성과를 거뒀다는 것. 하지만 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이번 박람회에 많은 관람객들은 "볼거리가 없어 실망했다"는 등의 혹평과 지적도 적잖았다.

'새마을'이란 주제가 흥미를 제공하기에는 태생적 한계가 분명 있다. 주제 전시관·지자체 홍보부스 등은 글·사진 등 각종 인쇄물 중심의 자료들로 가득 메운 1970년대식 전시 방식으로 꾸며져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실패했다. 첨단 디지털 IT도시 구미에서 옛날의 '아날로그식' 전시회는 난센스(nonsense)였다.

도내 23개 지자체와 광역시·도가 운영하는 홍보관도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지자체마다 3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나름대로 특성을 살린 홍보관을 마련하고 홍보 도우미들로 하여금 홍보 활동에 주력했지만 이들은 사전 홍보교육을 전혀 받지 못해 홍보 팸플릿을 나눠주는 데 그쳤다.

또 관람객 유치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주최 측이 행사기간 내내 방문객 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국서 하루 6만명씩 30만명 이상이 올 것이란 예측과 달리 타지역 관람객은 10만명 정도였다. '새마을 특수'를 기대한 상인들은 허탈감을 드러냈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인을 신종플루 탓으로 돌렸다. 문제는 행사 개최 시기가 적절했느냐는 점.

통상 주말, 휴일을 겨냥해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번 새마을박람회 행사기간 내 주말인 19일은 음력 8월 1일로 많은 사람들이 추석 전 벌초에 나선다는 점을 간과했다. 특히 개막식 참석 대통령의 '새마을테마파크 건립' 지원 약속에 대해 관계당국 간 '업적 경쟁' 해프닝도 구설에 올랐다.

새마을박람회 같은 대규모 행사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비판과 지적들을 겸허히 수렴하는 한편 뼈아픈 자성도 필요한 부분이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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