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베트남 가서도 '독도=한국땅' 알릴게요"

입력 2009-09-21 10:12:11

다문화가정 주부들 독도탐방

다문화가정 독도탐방단이 18일 독도선착장에서
다문화가정 독도탐방단이 18일 독도선착장에서 '세계속의 독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야! 독도가 저기 보이네." "독도에 발을 디뎌보니 정말 가슴이 찡합니다."

18일 오후 3시 30분 겨레의 땅, 독도에는 태극기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국기 등이 휘날렸다. 화창한 날씨였고, 파도는 잔잔했다. 푸른 동해바다 위로 솟은 동도와 서도는 기다렸다는 듯이 탐방객들을 맞았다.

바다건너 경북으로 시집온 다문화가정 부부 19쌍 38명이 처음으로 독도 땅을 밟고 '독도는 우리땅', '독도는 조선땅'을 외치며 만세를 불렀다. (재)안용복재단과 본사가 공동 주최하고, 본사 독도센터가 주관한 '다문화가정 독도탐방'(17~19일) 행사였다.

이날 독도 선착장에서는 각국의 전통복장을 한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용복 장군이 무릎을 꿇은 일본 장군에게 독도는 조선땅임을 천명하는 '세계속의 독도'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안용복 장군은 1600년대 왜(倭) 어선들이 울릉도와 독도에 자주 출현하자, 두 차례나 직접 왜로 건너가 막부로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영토라는 서계(書契)와 사과를 받아낸 민간 외교가다.

14년 전 일본에서 시집 온 가시마 나오미(45·김천 양천동)씨는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것과 안용복 장군에 대해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시집온 지 2년 된 채춘홍(36·포항시 북구 창포동)씨는 "독도가 아름답고 주변 바닷물이 너무 깨끗하다"고 감탄했다.

'포항다문화가족' 카페지기를 맡고 있는 김달선(45·포항 북구 창포동)씨는 "독도땅을 직접 밟게 되니 감개무량하고, 민족의식을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2년4개월 된 누겡녹 디엠(25· 경주 황성동)씨는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것을 고향에 가서도 많이 알리겠다"고 했고, 디엠씨의 남편 김종호(47)씨는 "독도 정상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행사에는 안동, 영천, 포항, 경산, 구미, 경주, 김천지역 다문화가정 부부와 안용복재단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독도탐방단은 앞서 이날 오전 다문화가정 부부, 조훈영 안용복재단 사무처장, 김수년 울릉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릉도 도동항 소공원에서 '안용복장군 추모제'를 지냈다.

안용복재단 조훈영 사무처장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우리 영토에 대한 주권의식을 불어넣고,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울릉·허영국기자huhyk@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