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 '꼼수' 안된다

입력 2009-09-21 10:36:12

군사공항 용도 24시간 운영 불가능, 이착륙 횟수 제한·안전성도 큰 문제

국토해양부가 19일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 군 공항인 김해공항 확장도 검토키로 해 신공항 입지결정의 변수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이날 밀양 하남, 부산 가덕도, 영천 등 신공항 후보군으로 3~4곳으로 압축됐다고 밝히면서도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포함시키켔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김해공항 확장을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요구가 있어 검토하는 것이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부산권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국가 백년대계인 신공항 건설사업의 일정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부산은 가덕도가 사실상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대다수 관계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가덕도 선정 가능성이 낮아지자 최근 태도를 돌변, "가덕도가 안될 경우 신공항 건설은 국가적 낭비이자 김해공항을 확장·활용해야 한다"며 어거지를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멀게는 동북아 제2허브공항, 좁게는 인천공항을 보완하는 신국제공항을 지향하는 동남권 신공항의 가장 핵심적인 입지기준과 조건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전천후 공항, 안전성이 담보된 공항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에 고려할 것은 건설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제성과 확장가능성, 사업추진의 용이함 등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연구위원(교통물류학 박사)은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이기때문에 국제관문 공항으로서 성장하는데 근본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군사공항인 관계로 24시간 공항운영이 불가능하고 이착륙 횟수 제한으로 인한 운항시간 제한 등 시설확충과 공항운영에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공항 전문가 및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해공항은 지난 2002년 항공기 추락사고에서 나타났듯이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해공항은 북측에 산지 장애물때문에 상당수 방향에서 활주로에 직진입이 불가능해 남쪽에서 선회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김해공항은 민·군 공동사용에 따른 위험성으로 민간항공기와 군항공기의 충돌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현재 우측 활주로는 주로 군 비행훈련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접근관제구역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특수공역은 민간항공기의 안전운행을 저해하고 있다.

일부 확장을 하더라도 대형화물기 취항도 불가능하다. 김해공항은 활주로 지반이 약해 대형화물기 취항이 불가능, 지역 항공화물의 2% 정도를 처리하고 나머지 98%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공항에서 처리하는 수출입 항공화물의 17.4%가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화물이고, 부산·울산·경남의 비중은 9.9%에 불과하다.

김해공항 확장 가능성도 많은 한계가 있다. 장래 국제항공수요를 볼 때 지금의 김해공항 시설로는 증가하는 국제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또한 수요에 대응하는 규모로의 확장 또한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토부의 1단계 용역 결과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은 소음영향권 확대, 공사비용 과다, 군사시설 이전문제, 접근절차 수립의 어려움 등으로 확장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대식 영남대 교수는 "부산권이 김해공항 확장방안까지 정부계획에 반영시켰다. 이는 가덕도 해안공항은 물론 김해공항의 문제점과 다수 지자체가 지지하는 내륙공항(밀양 하남)의 강점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논리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이나 관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각종 포럼 등을 통해 설득논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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