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연파한 삼성, 실낱 희망도 잡아라

입력 2009-09-21 09:47:16

나이트 호투 시즌 6승 기록…연승 롯데에 여전히 승차 1

2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박석민이 4회말 무사 때 히어로즈 선발 투수 강윤구로부터 시즌 21호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김평호 3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박석민이 4회말 무사 때 히어로즈 선발 투수 강윤구로부터 시즌 21호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김평호 3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조건 이긴 뒤 남은 것은 하늘의 뜻에 맡겨라.' 삼성 라이온즈가 히어로즈를 연파했음에도 4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1경기)를 줄이지 못했다. 삼성이 20일 대구에서 히어로즈를 9대 1로 제쳤지만 롯데 역시 두산 베어스를 5대 2로 꺾으면서 삼성의 가을잔치행은 더욱 가물가물해졌다. 더구나 22, 23일 난적 SK 와이번스를 상대해야 하는 터라 더욱 버거운 상황이 됐다.

롯데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삼성은 이번 주 4전 전승으로 시즌을 마쳐도 포스트시즌 티켓은 롯데의 손에 돌아간다. 삼성으로선 롯데가 히어로즈전(22일), LG 트윈스전(25일) 중 한 경기에서 패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 물론 삼성이 남은 4경기를 모두 잡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12, 13일 롯데와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것이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3연승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남겨뒀지만 여기에 4연승을 더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맞서야 하는 상대가 2위 SK이기 때문. 3경기를 남겨둔 SK 역시 삼성과 비슷한 처지다. 2경기를 남겨둔 KIA로부터 선두 자리를 빼앗아 오려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 뒤 KIA가 모두 패하기를 고대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해서도 SK는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15연승을 질주 중이다. 22일 삼성을 제치면 역대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16연승이라는 대기록은 삼성이 1986시즌 세운 것. 대기록의 주인공이 자칫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위한 제물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도, 대기록을 세웠던 자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삼성이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20일 삼성은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의 역투와 박석민의 연타석 홈런 등 홈런포 4방을 앞세워 전날(7대 0)에 이어 히어로즈를 다시 눌렀다. 나이트는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129~136㎞)를 앞세워 7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히어로즈 타선을 틀어막아 시즌 6승째를 챙겼다. 전날 패배로 4강 진출의 불씨가 꺼져버린 히어로즈는 6연패에 빠졌다.

나이트는 경기 초반 대량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1회 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1점만 내준 채 이닝을 마쳤다. 이후 6이닝 동안 나이트는 안타 2개만 더 빼앗길 정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1회 말 최형우의 좌월 투런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삼성은 4, 5회 말 박석민의 연타석 솔로 홈런 등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고 6회 말 신명철의 2점포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0일 야구 전적

히어로즈 100 000 000 - 1

삼 성 300 212 10X - 9

▷삼성 투수=나이트(6승) 김상수(8회) 박성훈(9회) ▷히어로즈 투수=강윤구(2패) 배힘찬(4회) 신철인(8회) ▷홈런=최형우(1회 2점) 박석민(4회 1점·5회 1점) 신명철(6회 2점·이상 삼성)

롯데 5-2 두산(잠실)

SK 11-3 한화(문학)

KIA 5-4 LG(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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