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도 인정하는 대체의학 대구서는 외면 심해 안타까워"

입력 2009-09-21 07:11:16

암 치료 새 모델 제시 영남대병원 김명세 교수

▲김명세 영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대체요법과 대체의학을 혼동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명세 영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대체요법과 대체의학을 혼동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많은 환자들이 대체요법을 사용하면서 대체의학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대체요법이 대체의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의사들도 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40여년 동안 암환자를 치료해온 김명세(65) 영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다. 김 교수는 수많은 암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현대의학의 한계를 깨달았다.

수술과 재발, 재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온갖 치료를 받아도 완치되지 않는 환자들은 절망에 빠진다. 어느 땐가 한 환자가 김 교수에게 "의사라면 방사선 치료 등 암 치료가 끝난 뒤 다음 치료방법이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 할 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 교수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암 환자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민간요법인 대체요법에 빠져든다. 물론 민간요법이 효과를 낼 때도 있었다. 3년 전부터 대체의학이라는 용어가 의학계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대체의학학회도 생기고 대학원도 개설됐다. 김 교수가 대체의학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최면 치료다.

"암 환자들은 꼭 암 때문에 죽는 것은 아닙니다. 2차 감염과 영양 부족, 심적 고통 등으로 죽는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예컨대 죽는다는 공포가 불러온 심적 고통이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식입니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공포를 없애준다면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최면은 인간이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환자의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야 진정한 고민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암 환자들은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억울해 합니다.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소외감과 섭섭함을 느낍니다. 가족이 하는 가벼운 말에도 심한 상처를 받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고 발산시키는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는 우울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최면치료를 하면 금방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체요법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환자들이 대체요법을 하는 것은 대부분 친구와 이웃의 권유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먹을 경우 문제없는 식품이 환자에게는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그는 "수많은 대체요법 중에서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을 권하는 것이 의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의과대학 평가항목에 대체의학이 권고사항으로 될 만큼 대체의학은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대구에서 대체의학이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김 교수는 내년 8월 은퇴한 뒤 대체의학 클리닉을 개설할 계획이다. 암 환자와 마음이 괴로운 사람을 치료할 예정이다.

"일반인과 환자들은 대체요법을 사용하기 전에 의사와 반드시 상의하십시오. 의사들도 대체요법을 하는 환자들에게 사용 전에 반드시 상의하도록 교육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