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입주 윤곽…이미 신도시 모습 갖췄다
'2012년 의료기관 등 본격 입주, 2038년 고용인원만 38만명의 신도시 완성, 정부투자 2조원 기대'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다면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의료단지는 이미 성큼성큼 걸어가며 놀이터에서 뛰어놀 정도로 성장한 아기다. 12년 전 미래를 내다보고 시작한 오송은 기초를 다 닦아놓은 셈.
의료집적도, 의료인력 등을 무기로 뒤늦게 발걸음을 재촉한 대구와의 차이는 당연한 듯 했다. 15일 충북도청 담당직원과 함께 생명과학단지와 의료단지가 들어설 오송을 찾아가 현 상황과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미 완성됐을 때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돌다리못'을 중심으로 이미 신주거지가 형성됐으며 지금도 건설중인 곳이 많다. KTX 오송역사도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내년이면 개통된다. 청주 국제공항과도 20분 이내로 가깝다. 청주~대전~천안~세종시 등 350만 대도시의 신중심지로 자리잡을 날이 머잖았다. 미래 의료클러스터 도시로서의 모습을 착착 갖춰가고 있는 것.
청주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오송은 115만㎡(34만8천평)의 면적에 기반조성 사업이 끝난 상태며, 의료단지 내에는 계획대로 공사만 진행하면 된다. 완벽한 신도시 형태를 갖추고 있었고 '돌다리못'이 오송 의료단지의 주변 경관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때문에 이미 입주한 아파트도 많았고 주변에 학교도 들어섰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노란 플래카드가 눈에 선하다. '충북 오송은 이미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건설중입니다', '세계적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충북 오송에서 확실히 만들겠습니다'. 대구에선 이제 '경축,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확정'과는 문구부터 다르다. 이미 진행중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6대 국책기관 이미 완공단계
오송의 돌다리못을 중심으로 한 주거단지 조성과 KTX 오송역사의 모습은 어느 정도 예상한 모습. 하지만 6대 국책기관이 거의 완공단계에 들어선 모습을 보고 놀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보건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식품의약품안전청,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질병관리본부 등 6대 국책기관의 건물들이 단지 내에 집적돼 있었다. 이곳만 와도 '와! 국가의료기관들이 다 몰려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골격을 다 갖춘 건물외양도 겉으로 봐도 잘 지었다. 이곳은 내년 말부터 2011년 초 입주 예정.
오송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2013년 준공을 목표로 인체자원 중앙은행, 의과학지식센터, 줄기세포연구센터, 고위험병원체 관리 특수복합시설, 임상연구병원, 국립노화연구소, 신의약제제 상용화센터, 천연물신약 개발센터, BT대학원, 고대의생명 공학연구원 등도 입주 계획을 갖고 있다.
오송은 이미 전국의료클러스터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별 의료 관련 산업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합·조정하는 'U-coordinate Center'가 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바이오 복합타운 조성
오송은 생명과학도시를 이미 10여년 전부터 꿈꾸고 있었다. 지금은 그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단계. 내심 의료단지 단독유치를 기대했으나 대구와 공동유치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오송이 꿈꾸던 원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의료단지의 핵심은 역시 사람이 몰려들고 살기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
오송이 꿈꾸는 과학단지의 주거형태는 바이오 복합타운이다. 녹지율 50%의 전원주택 '힐탑 빌리지', 단독주택과 도서관 커뮤니케이션센터가 함께 있는 '스마트 하우스', 전시장과 오피스텔의 복합건물 '랜드마크', 고풍스런 중국정원을 갖춘 '아방궁 로터스가든',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 공공시설 등의 다양한 형태로 테마가 살아있는 주거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레저와 교육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의료단지 후보지로부터 10km지점에 청원 테마파크를 건설해 어린이드라마 오픈세트, 캐릭터체험 테마파크, 독도체험 테마파크, 게임체험 테마파크 등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의료 교육도시도 전국 최고를 꿈꾼다. 종합병원과 BT전문대학원, 국제대학, 과학고, 외국어고 등이 들어서면 자연스레 전국의 인재들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의료기관 유치
충복 오송은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정부 투자는 지원액이 대구와 반분되지 않고 오히려 예산을 더 늘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노력하고 있으며, 민간분야에 대한 투자는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도민 전체가 사활을 걸고 오송 의료단지 성공에 온 힘을 모으고 있다. 사실 민간분야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세계적인 의료기관을 끌어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민간분야 투자유치에서도 오송은 대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충북 오송은 바이오메디클러스터를 위해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해외지방정부인 몽고메리 카운티, 삼성의료원, 유한양행, 프라운호퍼 등 국내·외 22개 기간이 참여하는 글로벌 의료산업의 허브도 차근차근 준비중에 있다. 2015년까지 독일과 영국 등 해외 연구원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우수 인력확보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실하다. 먼저 금전적 보상은 현지 급여수준의 최대 3배 이내까지 지급토록 하고 비금전적 보상체계로 정년보장, 부동산 취득세 감면, 자녀 장학금, 다양한 지식서비스 제공 등을 내걸고 있다.
충북도청 첨단의료복합단지기획단 박노영 바이오기획팀장은 "해외 의료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민간분야에서의 유치에 성과를 내기위해 도지사 이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사실 MOU를 체결해도 구체적 사업착수 단계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대구와 오송, '동상이몽'
앞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투입될 예산은 5조6천억원. 오송은 정부 투자액 2조원, 지방비 3천억원, 민간투자 3조3천억원이 순조롭게 투입되길 바라고 있다. 대구는 오송과 한정된 정부예산으로 다투기 보다는 오송과 차별화된 의료단지를 구상하면서 민간분야의 유치에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서로 다른 복안과 꿈을 꾸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건전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대구와 오송이 건강한 경쟁을 통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다음달 8일까지 대구와 오송은 완성단계의 계획서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현명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글·사진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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